[이재준 문화칼럼] 두 얼굴의 문화재지구 투자
[이재준 문화칼럼] 두 얼굴의 문화재지구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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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

 

토지나 가옥을 가진 이들이 제일 꺼리는 것이 바로 문화재로 지정되는 경우다. 지정이 되면 재산권을 행사할 수 없고 형질변경도 금지되기 때문이다. 각종 공사장에서 문화재가 발견되는 경우는 시행자들에겐 최악이다. 현행 문화재 보호법은 시행자가 경비를 부담해 발굴해야 하고 결과에 따라 공사 진행이 판가름 된다. 

만약 아파트를 짓는 경우 시행자는 공사가 수개월에서 1년 이상 늦어짐에 따라 망하기 일쑤다. 혹 공사장에서 유물이 찾아지는 경우 현장 소장은 인부들에게 입을 단속시키며 깔아뭉개거나 흔적을 깨끗이 지우는 경우가 많다. 

시·군 자치단체에서도 유적이 발견되면 달갑게 생각지 않는다. 토지주의 재산권이 제약을 받아 민원이 되기 때문이다. 국가적으로는 반가운 일인 반면 단체장은 골머리가 아프다. 

경기 모 지역에서 백제 초기 성지와 목책(木柵)시설이 발견됐다. 목책이란 나무를 열 지어 땅에 박은 방어시설로 삼국사기에 기록돼 있다. 매우 중요한 유적이다. 

문화재 위원회는 긴급 구제발굴을 시행하고 사적으로 지정했다. 토지주는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었다. 토지를 팔려고 해도 사는 사람이 없고 그날부터 일체 개발행위가 중지됐다. 토지주는 당연히 자지단체장에게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같은 지역에서 백제초기 광범위한 성지가 조사됐다. 그 지역의 관련 공무원들은 한숨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큰일 났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화재로 지정되는 경우 토지 건물주가 반색하는 사례가 생겨났다. ‘등록문화재’란 새 용어인데 정부가 리모델링비를 지원해 주고 상업시설로 허가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지자체에서 성공한 사례가 있어 관심이 높다. 

더불어 민주당 손혜원 의원의 가족과 지인들이 전남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건물과 땅 20곳을 매입해 투기 의혹이 계속 커지고 있다. 그 건물들은 문화재거리로 지정된 이후에도 상업적 용도로 쓸 수 있는 등록문화재여서 단기간에 부동산 가격이 서너 배나 올랐다는 데서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것이다. 

손 의원은 문화재를 사랑하고 목포지역개발을 위한 투자였다고 항변하지만, 만약 재산권이 묶이는 문화재 지역이라면 빚을 내 집들을 사들였을까. 계속된 변명이 오히려 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이 사건은 검찰로 넘어가 범죄유무가 가려지겠지만 언론에 보도된 사안만을 가지고도 해당 상임위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손 의원 처사는 국민들의 질타를 받기에 충분하다. 

개발이 정지된 문화재 유적 지구에 대해 국가는 사안별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정말 중요한 지역이라면 매입해 철저히 보존하고, 그렇지 않다면 구역을 최소화해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등록문화재 지역은 오히려 40~50년간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여 슬럼화 된 지역을 대상으로 지정해 불이익을 보상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기존 지정 문화재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목포에만 국가 예산 1천여억을 투입한다는 보도도 있다. 전국에는 숱한 근대 역사문화유적이 존재한다. 충남에는 과거 삼대 포구의 하나였던 강경읍이 가장 훌륭한 근대 역사문화지역이다. 일제강점기 우수한 간물들이 즐비해 살아있는 박물관촌을 이루고 있다. 전국에 산재한 근현대사 건물지구를 재조사해 투자의 우선순위를 매기는 공정한 시행이 아쉽다. 

그리고 부언하고 싶은 것은 나라 돈을 퍼부어 성공하면 몰라도 다시 슬럼화 하고 가치를 찾지 못한다면 국민 세금만 축내는 것이다. 국회의원이라면 이런 점부터 짚고 넘어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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