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백은영 기자]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자유는 그저 얻어진 것이 아니다. 우리 민족의 수많은 질곡의 역사 속에서 나라와 민족을 지키기 위해 죽어간 순국선열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가깝게는 동족상잔의 비극 속에서 나라를 지킨 참전용사와 또 이름도 없이 스러져간 수많은 전사자들의 피의 값으로 지켜낸 자유다.

아직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어린 소년들이 학도의용군이 되어 나라를, 내 가족을, 내 친구를 전쟁의 포화 속에서 지켜냈다. 그렇게 얻은 자유다.

이번에 소개할 사진들은 개화기 군인들의 모습이다. 갑오경장(1894)과 건양개혁(1896), 광무개혁(1897) 등으로 조선의 군사제도는 근대적인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1894~1895년 일본 군제를 이식하고 1896~1899년에는 러시아 군제를 수용했다. 러시아 군제 수용은 고종의 아관파천이 계기가 됐다. 1899~1904년에는 대한제국식의 개혁을 추진, 외국의 군사고문단 등을 초빙해 군제의 편제화를 도모했다.

고종황제는 1881년 신식군대인 별기군을 창설했다. 하지만 임오군란(1882)을 계기로 별기군은 폐지되고 모두 오군문의 본대로 되돌아가게 된다. 조선 말기인 1895년(고종 32)에는 국왕의 호위 부대인 시위대(侍衛隊)가 창설됐다. 시위대는 일제에 의해 1905년 4월 강제로 감축된 뒤 1907년 8월 훈련원에서 군대해산식을 거행당하고 폐지됐다.

이번에 소개되는 사진들을 통해 당시 시위대와 친위대, 진위대, 별기군 등의 복식과 훈련하는 모습 등을 볼 수 있으며, 6.25전쟁 발발 초기 부상당한 한국인 보병을 미군 병사가 부축하는 사진도 만날 수 있다. 더 이상의 전쟁이 없는 평화세계가 하루속히 도래하길 바라며 이 사진들을 소개한다.
 

경복궁 근정전 앞 순라군(巡邏軍), 1890 (제공: 정성길 계명대 동산의료원 명예박물관장) ⓒ천지일보 2019.1.19
경복궁 근정전 앞 순라군(巡邏軍), 1890 (제공: 정성길 계명대 동산의료원 명예박물관장) ⓒ천지일보 2019.1.19

경복궁 근정전 앞 순라군(巡邏軍), 1890

순라군(巡邏軍)은 조선시대 도둑이나 화재 등을 경계하기 위해 밤에 궁중과 도성 안팎을 순찰하던 군인을 말한다. 사진은 경복궁 근정전을 지키고 있는 순라군의 모습이다. 복장은 포졸의 복장이다.

사진 속에 보이는 거대한 청동향로는 조선시대 법궁인 경복궁 근정전 앞과 대한제국 법궁인 덕수궁 중화전 앞에만 설치된 것으로 임금이 주관하는 중요행사에서 향을 피우기 위한 용도로 사용됐다.

사각형의 기단 위에 팔모로 다듬은 돌을 올리고 다시 그 위에 둥글게 다듬은 돌을 올려 향로를 받쳤는데 둥근 원은 하늘을, 팔모는 사람을, 방형은 땅을 상징한다.

또한 향로에 연기를 피우는 것은 하늘과 황제(천자) 간에 서로 교통한다는 의미이며, 황제만이 하늘에 제를 지낼 수 있었다.

 

별기군(1900) (제공: 정성길 계명대 동산의료원 명예박물관장) ⓒ천지일보 2019.1.19
별기군(1900) (제공: 정성길 계명대 동산의료원 명예박물관장) ⓒ천지일보 2019.1.19

별기군(1900)

1881년(고종 18)에 설치된 우리나라 최초의 신식 군대인 별기군(교련병대)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다. 강화도조약 이후 서구 열강의 침투가 심해지자 고종은 국방을 튼튼히 하기 위해 군사제도를 기존의 5군영에서 무위영과 장어영의 2군영 체제로 개편하고 별도로 무위영 안에 신식 군대를 양성하는 별기군을 창설했다.

별기군의 총책임자인 교련소 당상은 민영익이 담당했으며, 정령관에는 한성근, 좌부령관에 윤웅렬, 우부령관에 김노완, 참령관에 우범선이 임명됐다. 군사 훈련은 일본인 호리모도가 담당했다. 신식 군대인 별기군이 여러모로 기존의 구식 군대보다 좋은 대우를 받게 되자 별기군 창설 이듬해인 1882년 구식 군인들에 의한 임오군란이 일어났다. 이를 계기로 군사제도 자체가 다시 옛 군영체제로 돌아갔으며, 별기군도 5군영의 본대로 흡수됐다.

사진 속 맨 오른쪽에 있는 군인의 옷소매는 다른 군인들과 달리 두 줄인데 이는 계급을 표시하는 것이며, 허리에 두른 것은 탄창주머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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