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 갈등’ 日 “초계기 기록 ‘탐지음’ 공개하겠다”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한국과 일본의 ‘레이더 갈등’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자국 초계기(P-1)에 기록된 탐지음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일본 NHK 방송이 19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한국 측이 화기관제레이더(사격통제레이더) 조사(쏘임)에 관한 사실 관계를 거듭 부정한다며 이에 맞서 초계기가 화기관제레이더를 탐지했을 때 내는 특유의 음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NHK는 지난달 해상자위대의 초계기가 한국의 구축함 광개토대왕함의 레이더 조준을 받았다는 논란에 대해 양국 당국은 지난 14일 싱가포르에서 협의를 갖고 일본 측이 레이더 전파 주파수 정보를 교환하자고 제의했지만 거절당해 논의가 평행선을 그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방송은 한국 국방부가 관련 기자 브리핑에서 일본 측의 대응이 ‘대단히 무례하다’고 발언하고 사실 관계를 인정하지 않기에 방위성은 새로운 증거로서 화기관제레이더 탐지음을 공개할 생각을 굳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 국방부는 한·일 장성급 회의에서 일본 측에 초계기가 쏘임을 받았다는 레이더 주파수 일부분을 공개해서 대조할 것을 제안했지만, 일본 측은 이를 거절하고 오히려 광개토대왕함의 전체 레이더 주파수 자료를 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상대방의 군사기밀을 요구한 국제관례·상식상 무례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불가능한 요구를 통해 한국 측의 제안사항을 쳐낸 셈이다.

방위성이 이번에 제시하려는 초계기의 기록된 탐지음은 레이더의 전파신호를 음성으로 변환해 초계기 탑승원이 인지할 수 있도록 한 정보다. NHK는 한국 측이 주장하는 수색용 레이더는 주기적으로 강약을 반복하는 반면, 강력한 전파를 방출하는 화기관제레이더는 강한 음이 일정 시간 계속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NHK는 일본이 이 탐지음을 공개하면 한국이 주장이 근거가 없다는 게 분명해진다고 주장했다. 일본 방위성은 한국 측이 사실관계 부인을 계속해도 방위성 기밀을 지키면서 국제사회에 일본의 주장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에 이르면 다음 주라도 탐지음을 공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고 방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