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 논란 ‘케어’ 박소연 “모든 것은 내 책임… 조사 임하겠다”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보호동물들의 무분별한 안락사 혐의를 받고 있는 동물권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가 19일 “이번 안락사 논란으로 충격을 받은 회원과 활동가, 동물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락사 논란에 대해 “모든 책임은 대표인 나에게 모두 있다. 고발인 조사에 성실히 임해 의혹 해소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박 대표는 지난 2015년부터 4년간 보호 중이던 200여 마리를 안락사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박 대표는 “수년 동안 안락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용기가 나지 않아 알리지 못했다”라며 “큰 논란이 될 것이 두려워 내부적으로 소수 임원에 의해서만 합의가 이뤄져 안락사를 해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민국에서는 지자체 보호소만이 안락사 법적 근거를 가지고 있는데 정부의 지원 없이 시민의 후원으로 이뤄지는 보호소는 한계 속에서는 법적 근거와 기준을 가지고 결정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안락사 사실을 알리지 않은 이유로 논란이 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안락사) 결정을 하는 순간 엄청난 비난과 논란이 일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알리지 못했다”라며 “그런데 안락사 사실을 숨기고 거짓말을 했다고 해 무분별하다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하지만 케어가 그동안 해왔던 일부 동물의 안락사는 지자체 보호소에서 매일같이 행해지는 대량 살처분과 다른 인도적인 안락사였음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라며 “한국의 동물들은 잔혹한 상황들을 처절하게 겪고 있다. 케어는 심각한 위기상태의 동물들을 구조해왔으며 가장 많이 구조해왔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건강한 유기견을 구조하는 것이 아니라 학대를 받는 동물, 개농장의 개들이 대상이었다”라며 “그래서 이 논란이 개인적으로 너무 죄송하지만 너무 아쉽다. 구조하면 그중에 다수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토로했다.

박 대표는 “개농장의 개들을 구하지 않으면 도살당했을 것이며 구한 이후 80%는 살릴 수 있었고 20%는 고통없이 보내주는 것(안락사)은 동물권단체이기에 가능했다”라며 “고통을 최소화해주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현실 속에서 최선의 동물보호활동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박 대표는 “어떤 비난도 감수하겠다. 비난을 더 받겠다. 하지만 그 비난만큼 해결해야 할 것들이 있다”라며 “온 국민이 동물권에 관심을 두고 이 순간을 기회로 이용해달라”고 부탁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동물단체인 ‘동물권단체 MOVE’ ‘생명체학대방지포럼’ ‘한국동물보호연합’이 함께했다.

그들은 ‘케어’ 사태에 대한 공동 입장문을 통해 “이번 ‘케어’ 안락사 파문을 보면서 박 대표가 회원들에게 안락사하는 것을 숨기고 후원금을 받았다는 잘못을 비난하는 데만 그치지 말고 왜 그렇게 했는가에 대해 우리 사회가 반성과 성찰의 기회를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케어가 무리한 구조를 했다거나 안락사를 했다고 비난하는 데, 이는 현재 실정에 맞지 않는 말”이라며 “동물 보호단체 보호소가 안락사를 안 한다는 것은 구조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위기에 있는 동물 구조를 외면한다면 그건 동물보호단체로서 직무를 유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