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강제개종 피해자 임씨가 경기도 포천의 2층 건물에서 납치 감금 7일 만에 구조되고 있다. 신천지 신도인 임씨는 “남편이 지난해 8월 명동성당 이단대책위원회와 원주 신천지피해자모임에 매주 가게 되면서 주일마다 나를 미행했다”고 말했다. 임씨에 따르면 천주교 신자인 친정 엄마와 남편은 ‘아이들 방학 때 개종교육을 하자’는 신부의 제안을 받아 들여 임씨를 납치 감금했다. 그는 “감금된 건물에도 성당 관계자들이 드나드는 소리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짧은 영상이지만 감금 장소에서 도망쳐 나오면서 오열하는 임씨의 모습에서 그간의 공포가 고스란히 전달된다. ⓒ천지일보 2019.1.18

 

신천지 여신도 임모씨 7일간 강제개종 피해
“남편 통해 명동성당 이단대책위 관여 들어”
“감금 현장에도 성당 관계자들 드나들었다”

“합판으로 막은 창문… 방문엔 자물쇠가 3개”
 故구지인도 “천주교 수도원 44일 감금“ 주장

 구출 현장 영상에 납치 공포 고스란히 전해져

18일 강제개종 피해자 임씨가 경기도 포천의 2층 건물에 7일간 납치 감금됐던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신천지 신도인 임씨에 따르면 천주교 신자인 친정 엄마와 남편은 ‘아이들 방학 때 개종교육을 하자’는 신부의 제안을 받아 들여 임씨를 납치 감금했다. ⓒ천지일보 2019.1.18
18일 강제개종 피해자 임씨가 경기도 포천의 2층 건물에 7일간 납치 감금됐던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신천지 신도인 임씨에 따르면 천주교 신자인 친정 엄마와 남편은 ‘아이들 방학 때 개종교육을 하자’는 신부의 제안을 받아 들여 임씨를 납치 감금했다. ⓒ천지일보 2019.1.18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남편이 지난해 8월 명동성당 이단대책위원회와 원주 신천지피해자모임에 매주 가게 되면서 주일마다 나를 미행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3일부터 9일까지 강제개종에 끌려가 7일간 감금됐다 구조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여신도 임모씨가 18일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천주교 명동성당 이단대책위가 강제개종에 관여한 정황을 폭로해 파장이 예상 된다. 

임씨에 따르면 천주교 신자인 친정 엄마와 남편은 ‘아이들 방학 때 개종교육을 하자’는 신부의 제안을 받아 들여 임씨를 납치 감금했다. 그는 “감금된 펜션에도 성당 관계자들이 드나드는 소리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3일은 임씨의 친정 엄마가 피정을 다녀온 날이었다. 임씨는 이날 춘천 거두리 먹자골목에서 만나자는 친정 엄마의 전화를 받고 나갔다 남편에 의해 강제로 차에 태워져 경기도 포천의 한 저택으로 끌려갔다. 

남편은 개종 현장으로 이동하는 동안 임씨의 윗옷을 벗기고 핸드폰을 뺏고 스카프로 임씨의 입을 틀어막았다. 임씨의 양손은 허리에 붙인 채 테이프로 둘둘 말아 결박했다. 임씨가 도착한 2층건물의 창문은 합판으로 막혀있었고, 문은 3중 시건 장치가 돼 있었다. 그곳에서 임씨는 9일까지 7일간 감금됐다. 

임씨의 구출은 임씨와 연락이 두절되자 강제개종을 직감한 신천지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추적을 통해 극적으로 이뤄졌다. 

임씨는 “신천지 측에서 올 것을 염두에 뒀는지 감금 7일째 되는 날 아침 10시경 나를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려 했다”면서 “안가겠다고 현관 기둥을 잡고 버티면서 ‘살려주세요. 여기 사람이 있어요’라고 외친 소리를 들은 신천지 측 관계자들에 의해 겨우 탈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 9일 강제개종 피해자 임씨가 7일간 납치 감금됐던 경기도 포천의 2층 건물. 신천지 신도인 임씨는 “남편이 지난해 8월 명동성당 이단대책위원회와 원주 신천지피해자모임에 매주 가게 되면서 주일마다 나를 미행했다고 말했다.” 임씨에 따르면 천주교 신자인 친정 엄마와 남편은 ‘아이들 방학 때 개종교육을 하자’는 신부의 제안을 받아 들여 임씨를 납치 감금했다. ⓒ천지일보 2019.1.18
지난 9일 촬영한 강제개종 피해자 임씨가 7일간 납치 감금됐던 경기도 포천의 2층 건물. 신천지 신도인 임씨는 “남편이 지난해 8월 명동성당 이단대책위원회와 원주 신천지피해자모임에 매주 가게 되면서 주일마다 나를 미행했다고 말했다.” 임씨에 따르면 천주교 신자인 친정 엄마와 남편은 ‘아이들 방학 때 개종교육을 하자’는 신부의 제안을 받아 들여 임씨를 납치 감금했다. ⓒ천지일보 2019.1.18
지난 9일 강제개종 피해자 임씨가 7일간 납치 감금됐던 경기도 포천의 2층 건물에서 임씨가 갇혀 있던 방의 창문 안쪽이 합판으로 막아져 있다. 외부에 봤을 때는 창문에 빛이 반사돼 잘 보이지 않도록 돼 있다. (제공: 신천지예수교회) ⓒ천지일보 2019.1.18
지난 9일 촬영한 강제개종 피해자 임씨가 7일간 납치 감금됐던 경기도 포천의 2층 건물에서 임씨가 갇혀 있던 방의 창문 안쪽이 합판으로 막아져 있다. 외부에 봤을 때는 창문에 빛이 반사돼 잘 보이지 않도록 돼 있다. (제공: 신천지예수교회) ⓒ천지일보 2019.1.1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세계여성평화인권위원회(위원장 이서연) 회원들이 14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여성인권탄압, 억울함 호소 기자회견 및 궐기대회’에서 강제개종 금지와 책임자 처벌 등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세계여성평화인권위원회(위원장 이서연) 회원들이 14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여성인권탄압, 억울함 호소 기자회견 및 궐기대회’에서 강제개종 금지와 책임자 처벌 등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4

◆ 구지인 이어 또 천주교 연루 정황

이번 임씨의 피해 사례는 지난해 강제개종으로 사망한 20대 여성 故 구지인씨가 폭로한 천주교 수도원 감금 피해 사례와 유사한 점을 보이고 있다. 

구씨는 생전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44일간 천주교 수도원에서 강제개종을 당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천주교 수도원 강제개종이 광주 이단상담소 임모 전도사를 비롯한 박모씨에 의해 이뤄졌다는 걸 모친 편지를 통해 우연히 알게 됐다“고 밝혀 천주교와 개신교 성직자들이 강제개종을 위해 연대하고 있음을 폭로한 바 있다. 

구씨는 생전에 국민탄원서에 이런 사실을 밝히고 대통령에게 대책을 호소했으나 정부는 외면했고 재발 우려는 현실이 돼 끝내 죽음에 이르렀다. 

강제 개종은 반(反)헌법적인 종교 강요 행위다. 돈벌이가 된다는 소문에 관련자들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피해자 대부분은 납치 감금이 상대적으로 쉬운 여성들이어서 끊임없이 여성 인권유린 논란이 있어 왔다. 그러나 가해자들이 기성교단 목회자인 반면 피해자들은 소수 종단 여성들이어서 정치계나 공권력은 물론 언론도 강제개종을 방조하는 분위기를 형성해왔다. 

그간 개신교 목회자들의 신종교 탄압 수단으로만 여겨졌던 ‘강제개종’에 천주교까지 가담한 정황이 연이어 나타나면서 정부와 공권력이 소수 종교인 인권유린을 방조하고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는 비난이 커지고 있다.

임씨가 탈출 직후 병원 치료과정에서 받은 진단서. 강제개종 과정에서 남편의 폭행 감금으로 인한 경추, 요추, 어깨 관절, 손목의 염좌 및 긴장과 양측 무릎의 타박상을 진단 받았다. ⓒ천지일보 2019.1.18
지난 9일 임씨가 탈출 직후 병원 치료과정에서 받은 진단서. 강제개종 과정에서 남편의 폭행 감금으로 인한 경추, 요추, 어깨 관절, 손목의 염좌 및 긴장과 양측 무릎의 타박상을 진단 받았다. ⓒ천지일보 2019.1.18

임씨는 현재 극심한 강제개종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밀폐공간에 있으면 답답함을 느끼고 호흡곤란이 오기도 한다. 당시 생각을 하면 온몸이 조여오고, 사람이 가까이 오는 게 무섭다”고 했다. 또 “남편이 돌변해 때리고 팔을 꺾었을 때 모습이 자꾸 떠오른다. 또 이런 일이 일어날까 두려워서 잠도 잘 못자고 불안하다”고 했다. 

이어 “가족들을 사주해 범행을 하게 한 강제개종 목자들에 대해 분노와 울분이 사그러지지 않는다”며 강제개종을 강력히 처벌할 ‘구지인법 제정’을 촉구했다. 

한편 지난해 구지인 사망사건 이후 진행된 강제개종 대책 토론에서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는 “강제개종을 이때까지 방치했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진짜 병들었다는 증거”라면서 “사람이 자신의 뜻에 반해 납치 감금을 당하는 데도 국가가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은 기가 막힌 일,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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