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은사 신도회 불자들이 피켓을 들고 직영사찰 지정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명진스님, 4년 임기 끝내고 퇴임
신도회, 직영 철회 요구… 향후 대응에 귀추

[천지일보=최유라 기자] 직영문제를 놓고 명진스님과 조계종 총무원 사이에서 논란이 됐던 강남 봉은사가 직영사찰로 전환됐다. 이로써 명진스님은 4년 임기를 끝내고 봉은사를 떠나게 됐으나 일부 신도들이 여전히 직영사찰 반대와 명진스님 연임을 고수하고 있어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조계종은 9일 오전 종무회의를 갖고 화쟁위원회가 제안하고 총무원이 발의한 ‘직영사찰 운영관리 규정 개정안’을 통과시켜 봉은사를 특별분담금 사찰에서 해제하고 종단 직영사찰로 공식 지정했다. 또 봉은사 후임 주지인 재산관리인은 현 주지 명진스님의 임기가 만료되는 13일 이전인 12일까지 임명하기로 결의했다.

총무원의 결의에도 불구하고 파장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명진스님은 전날까지도 “조계종 승적을 포기하겠다”고 주장하는 등 완강히 반대했다. 특히 스님은 7일 법회에서 명진스님이 봉은사를 직영사찰로 전환하는 것은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정권과 결탁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예정대로 봉은사 직영사찰 건이 의결처리됨에 따라 명진스님은 이날 오후 봉은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총무원은 오는 13일 만기 예정인 명진스님의 뒤를 이을 후임 주지 인선에 들어갔다. 현재 봉은사 부주지로 있는 진화스님이 유력시되고 있다.

총무원의 직영사찰 강행이 봉은사 신도들의 반발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봉은사 신도회는 직영 지정 철회를 요구하며 강력하게 반대해왔기 때문이다. 지난 8일 총무원 앞에는 100여 명의 신도회 소속 신도가 모여 봉은사의 직영 지정을 철회하라고 항의한 데 이어 이날도 200여 명의 신도들이 조계사 앞에서 직영 지정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그동안 정치권 압력설, 좌파 논란 등으로 진통을 겪어 왔던 봉은사가 직영사찰 전환으로 모든 갈등이 일단락될지는 앞으로 신도들의 대응에 달려 있다. 총무원으로부터의 결정을 신도들이 그대로 받아들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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