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드림호는 무사히 풀려났지만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또 다른 한국 선박인 금미305호의 경우 납치된 지 한 달이 경과했으나 아직 해적들과의 석방 교섭조차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9일 케냐 해상에서 조업을 하다가 해적에게 납치된 이 어선 선원들은 석방금을 낼 여력이 없어 협상이 길어질 조짐이다.
7일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올해 9월 말까지 발생한 39건의 선박 피랍사건 중 35건을 소말리아 해적이 저질렀다.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으며, 이미 전문화・조직화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의 추산에 따르면 소말리아 해적들이 몸값으로 챙기는 돈은 연간 1억 5000만 달러(1700억 원) 정도다.
해적들은 그렇게 번 돈을 더 좋은 화력을 갖추기 위한 무기를 사는 데 사용한다. 테러조직과의 연계도 이뤄지고 있어 세력 확대도 우려된다.
그동안 해적들과 석방교섭을 해온 기관은 외교부다. 문제는 외교부의 적극성이 많이 부족해 보인다는 점이다. 외교부는 일단 ‘나쁜 선례’를 없애겠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돈을 많이 주면 다음에는 더 많은 돈을 요구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소극적인 태도가 사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어 보인다.
정보 수집력도 문제다. 피랍이 발생한 뒤 정부가 정보 부족 때문에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여러 번 보여 왔다. 정보 수집은 국제 공조로 가능하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주변 국가들과 연합해 해상 보안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해적 발생 위험지역을 항해하는 선박들이 용병 고용과 같은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만 바라볼 게 아니라 적어도 납치가 쉽지 않다는 인상을 해적들에게 심어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