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북서부 도시 하이파박물관에 전시된 ‘맥지저스(McJesus)’
이스라엘 북서부 도시 하이파박물관에 전시된 ‘맥지저스(McJesus)’

이스라엘 기독교인 “신성모독”
전시장 앞서 화염병 시위 벌여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예수 대신 맥도널드 마스코트가 십자가에 걸려 이스라엘의 한 미술관에 전시돼 기독교인들이 ‘신성모독’이라며 화염병 시위를 벌이고 나섰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수백명의 기독교인 시위대가 이스라엘 북서부 도시 하이파박물관에 전시된 ‘맥지저스(McJesus)’ 철거를 주장하며 밤샘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박물관 출입을 막아선 경찰을 향해 ‘종교를 존중하라’가 적힌 피켓을 들고 화염병과 돌을 던졌다.

이에 경찰은 최루탄을 쏴 시위대를 강제로 해산시키다 경찰관 3명이 돌에 맞아 다쳤다. 사태가 커지자 이스라엘 정부는 진화에 나섰다. 미리 레제브 문화부 장관은 “전 세계 종교인이 거룩하게 여기는 상징을 존중하지 않는 행위는 용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물관 측은 “현대 사회에서 병적으로 추종하는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내용이므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박물관 측은 대신 ‘공격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을 수 있다’는 안내문을 붙여놓을 계획이다.

지난해 8월부터 전시된 맥지저스는 핀란드 예술가 자니 라이노넨(40)의 작품이다. 십자가에 매달린 인물은 빨간 머리를 하고 피에로 분장을 한 ‘로널드 맥도널드’로, 뼈가 드러나는 상반신에 고개를 떨군 채 하반신 중요 부분을 노란 천으로 가리고 있는 등 전형적인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를 연상시킨다.

해당 작품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려지자 기독교인들은 “신성모독인 작품을 전시하는 것은 이스라엘 내 소수 기독교인에 대한 차별”이라고 반발했다.

이스라엘은 유대교도가 전체 인구(약 850만명)의 약 74%이고, 기독교인은 2% 정도를 차지한다. 유대교에서는 예수의 신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 예수는 유대인의 탄압을 받다가 십자가 형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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