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체가 없는 PC, 에너지절감 23% 월평균 약 37만 원 절약
더 많은 PC 확보로 매출 도움… 미세먼지 차단 효과

▲ 락PC방 입구를 들어서면 본체만을 분리해 별도의 공간에 서랍형 형식의 PC통합관리 시스템이 자리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박수란, 이현정 기자] PC본체가 없고 전력소비가 절감되는 친환경 그린PC시스템이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대구광역시 남구 대명동에 소재한 ‘락PC방’이 국내 최초로 그린PC시스템을 도입하고 시범 운영에 나섰다.

이 시스템은 PC본체와 모니터를 한 곳에 배치하는 기존의 PC환경에서 벗어나 본체만을 분리해 별도의 공간에 집적화 시키는 방식으로 PC통합관리를 통해 전력소비 절감효과가 있다.

실제로 락PC방의 총172대 중 84대를 그린PC시스템으로 교체하고 지난 9월 한 달여간의 시범운영을 실시한 결과 PC당 소비전력이 24%, 냉난방비 21%가 절감돼 총 23% 정도의 에너지절감효과가 나타났다. 이를 전력요금으로 추산하면 월평균 약 37만 원, 연간 약 440만 원의 요금이 절약되는 셈이다.

락PC방을 운영하는 최병철 사장은 “주인입장에선 매출이 중요한데 전기에너지가 절감돼 좋다”며 “기존본체 대신에 중개기 같은 작은 시스템으로 연결돼 있어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PC 수를 확보할 수 있고 매출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린PC시스템은 국내 IT인프라의 양적 확대와 대규모 PC시설 증가에 따른 전력소비 급증을 해소하고자 지난 2009년부터 정부에서 추진해 온 그린 IT전략의 핵심기술이다.

또한 모니터와 키보드만 놓이게 돼 사용자에게는 사용자 공간을 넓게 이용할 수 있고 본체에서 나오는 소음과 미세먼지 등이 차단돼 쾌적한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지경부는 국내 2만 2000여 개의 PC방(60대 기준)이 그린PC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연간 1188GW의 전력소비 절감으로 약 1050억 원의 절약효과와 58만 8000톤의 이산화탄소의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시작하는 단계라 몇 가지 문제점이 발생하기도 해 보완하고 있는 상태다.
최 사장은 “본체와 모니터가 떨어져 있다 보니 사용 중에 하루에 한 번 정도는 모니터가 깜빡이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11월 말 정도에 이를 보완해서 업그레이드된 제품이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가격단가가 비싼 상태지만 1000대를 넘어 1만대를 생산하고 경쟁업체도 많아지면 가격도 내려갈 것”이라며 “전기절약과 공간 확보의 장점이 있다면 PC방이 이런 추세로 바뀌지 않을까”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올해 4월부터 2014년 3월까지 시범사업으로 시행되며 현재 대구 계명대(62대), 광주 호남대(92대) 등 대학 두 곳과 대구 락PC방(84대), 인천 신규PC방(130대) 등 모두 네 곳이 지정됐다.  

▲ 그린PC시스템을 도입한 호남대학교 중국유학생 전용 컴퓨터 실습실의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92대의 실습용 PC를 배치해 시범 운영 중인 호남대학교는 호텔경영학과 PC 실습실과 국제인증 IT자격증 ICDL 취득을 위한 실습용 PC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중국유학생들의 ICDL 자격증 취득을 위한 ‘중국유학생 전용’ 실습실을 따로 운영해 중국서버와 한국서버 충돌을 피하고 있다.

최영종 호남대 중국교류본부 계장은 “900여 명에 가까운 중국유학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자격증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이번 그린PC제도를 시행했는데 학생들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전했다.

최 계장은 주로 3년이면 수명이 다하는 실습용 PC가 그린PC제도를 통해 원격조정이 가능해짐으로 관리‧감독이 편해지고 PC수명이 길어져 여러모로 효과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그린PC시스템의 효율성은 전문가들에 의해 입증됐고, 호응도 좋은 편이다. 하지만 설치 단가가 비싸 민간에서 도입 결정을 하겠느냐가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질적인 상용화를 어떻게 이뤄내느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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