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협상안의 의회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공식 탈퇴 시일의 연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담에 도착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출처: 뉴시스)
영국이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협상안의 의회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공식 탈퇴 시일의 연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담에 도착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출처: 뉴시스)

찬성 202명 vs 반대 432명
글로벌 경제 파장 가능성 ↑

[천지일보=이솜 기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안에 대한 영국 하원의 승인 투표가 부결됐다. 이로써 글로벌 경제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미칠 수 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639명의 하원의원은 브렉시트 합의한을 찬성 202표, 반대 432표로 부결시켰다. 영국 의정 사상 정부가 200표가 넘는 표차로 의회에서 패배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투표 전 메이 총리는 이번 합의안에 반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며, 의원들에게 합의안 부결은 영국을 불확실성과 분열로 몰고 가는 것이라면서 역사적인 투표에서 찬성해 줄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압도적인 부결로 나타났다.

이에 영국 총리실은 앞서 하원에서 합의한 대로 3개회일 내 ‘플랜B’를 내놓아야 한다. 블랜B에는 추가적인 설득을 통한 합의안 재표결 추진, EU와의 합의안 재협상, 브렉시트 찬반에 대한 제2국민투표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브렉시트안이 부결됐지만 브렉시트는 예정대로 오는 3월 29일 발효될 예정이다. 메이 총리는 앞서 의회가 브렉시트 합의안을 거부하면 영국은 미지의 영역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앞서 표결 직전 메이 총리와 내각은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을 논의한 바 있다. 노딜 브렉시트란 영국이 EU에서 아무런 합의 없이 떨어져 나오는 것을 뜻한다. 이 경우 영국 경제는 타격이 불가피한 것으로 예상된다.

영란은행은 노딜 브렉시트가 일어날 경우 영국에 2008년 금융위기보다 더 큰 불황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국내총생산(GDP)는 8% 줄고, 실업률은 7.5% 증가하며, 파운드화 가치는 25% 급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노딜 브렉시트는 글로벌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영국이 유럽에서 독일 다음으로 교역량이 많기 때문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한편 브렉시트안이 큰 표 차로 부결됨에 따라 노동당은 이날 저녁이나 16일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

노동당은 보수당 내 반 메이 총리 표를 흡수하면 불신임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불신임안이 통과되면, 메이 정부는 퇴진하고 조기 총선을 치르게 된다.

영국이 총선을 치르게 되더라도 EU 27개국이 브렉시트 시행 연기를 승인해야 가능하다. 이는 오는 5월 EU의회 선거 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는 6개월~1년의 기간이 소요되므로 당분간 브렉시트를 둘러싼 혼란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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