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 위기의 정보통신(ICT)강국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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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삼성전자 스마트폰 3억대 판매 힘들 듯’ ‘中화웨이 금년에 1위로 역전’ ‘반도체·인터넷 기업 성장도 꺾여’ ‘한국, 4차 산업 기술 수준 미국 절반’ ‘정보기술(IT) 강국 코리아의 빛이 바래’… 최근 자주 등장하는 신문기사 제목이다. 실제 반도체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게임, 인터넷 등 지난 수년간 한국 경제를 떠받쳐온 IT 산업이 추락하고 있다. 한국 경제를 지탱해왔던 IT산업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의 절반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실적이 추락하고 주가도 금년 들어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스마트폰 생산 목표치를 3억대 아래로 잡았다. 2013년 3억대 고지를 넘어선 이후 처음이다. 세계 경제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고 IT 분야도 중국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화웨이·샤오미·오포 등 중국 ‘빅 3’가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 화웨이는 지난해 12월에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년보다 30% 늘어 사상 최초로 2억대를 돌파했다. 불과 8년 만에 67배나 성장한 것이다. 금년에는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1위 스마트폰 업체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독주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도 위태롭다. 세계적인 호황을 끝내고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고 중국의 신생 반도체 업체들이 막대한 투자로 반도체 생산 공장을 완공해 양산을 시작한다.

우리나라 대표 부품 기업들과 인터넷 기업들의 실적도 하락세이다. 스마트폰, 전기차용 배터리, 메모리 반도체, OLED 패널 등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 분야들이 하나 둘씩 중국에 주도권을 뺏기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적자에 시달리면서 LCD 세계 1위인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에 시장 주도권을 내주고 있다.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는 유튜브가 시장을 잠식하면서 광고 매출에 타격을 받아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5% 이상 하락했다. IT 중소 협력업체들의 경영난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견 업체는 가격과 물량 둘 다 줄어들다 보니 비상 경영 상황이다.

또한 지난해 KTX 단전 사고와 KT 화재가 잇따라 발생한 것은 그야말로 IT 강국 대한민국의 민낯을 드러낸 것이었다. 앞으로의 전망은 더 어둡다. 미국의 반도체 시장조사 업체인 IC인사이츠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설비 투자 규모를 20% 이상 줄일 것으로 예상했다. 조선·철강과 같은 전통 제조업에서 중국에 밀리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첨단 IT분야까지 따라잡힐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IT산업의 부진은 앞으로 한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미래 성장 동력은 잘 보이지 않는다, 핀테크와 블록체인 등 미래 사업이 규제에 막혀 기업들이 줄줄이 해외로 나가는 것도 뼈아픈 일이다. 카풀 허용여부를 놓고 1년 넘게 허송세월하는 동안 구글의 자율주행차는 세계 첫 상용화에 들어갔다. 지난 12년간 주요 국가에서 출원돼 공개된 특허를 대상으로 활동도·영향력·시장력 종합평가에서 한국의 4차 산업 주요 기술경쟁력은 미국, 일본, 유럽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80~90년대에 정보통신,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사회 문제와 부작용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정보통신 육성정책으로 IT강국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4차 혁명으로 등장하는 미래 성장산업도 초기에는 성장통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하겠지만 지나친 규제와 제재로 산업의 성장까지 저해해서는 안 된다. 정부와 국회는 미래 성장산업의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규제를 혁파해서 국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IT 강국이라는 위상을 지속 유지하고 기업과 개인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미래를 선도하도록 정부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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