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국방부가 공개한 일본의 해상초계기 레이더 조준 주장에 반박하며 일본 초계기가 저공위협 비행을 했다고 지적한 동영상 (출처: 국방부 유튜브) 2019.1.15
지난 3일 국방부가 공개한 일본의 해상초계기 레이더 조준 주장에 반박하며 일본 초계기가 저공위협 비행을 했다고 지적한 동영상 (출처: 국방부 유튜브) 2019.1.15

14일 싱가포르에서 10시간 실무회의… 입장차만 확인

국방부 “공동 보도문 작성 못하고 서로 평행선 그어”

日, 레이더 논란 결정적 증거인 ‘주파수 공개’ 안 해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한국과 일본의 일본 해상초계기 ‘저공위협비행’과 ‘레이더 조준’ 갈등 관련 한국 군 당국과 일본 방위 당국이 14일 싱가포르에서 실무회의를 열었지만 결국 이견만 확인하고 마쳤다.

국방부에 따르면, 한일 군사 당국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두 차례에 걸쳐 회의를 했지만 끝내 공동보도문 조율에는 실패했다. 양측은 각자 자국에 설명할 보도문을 상호조율하고 회의를 마쳤다.

앞서 양측은 이날 오전 10시 30분(현지시간)부터 싱가포르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회의를 진행했고, 이어 오후 2시부터는 일본대사관에서 회의를 가졌다.

회의에서는 우리 측은 일본 초계기의 저공 위협비행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고, 일본은 레이더 조준 관련 주파수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는 늦게까지 이어졌는데 일본 측이 결정적인 증거로 활용될 수 있는 레이더 주파수를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국방부는 회의가 진행 중이던 오후 늦게 기자 브리핑을 통해 “양측이 공동보도문 작성을 위해 오전에 이어 오후에도 회의를 했지만 서로 팽팽하게 평행선을 긋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일본 초계기 레이더 갈등은 지난달 20일 동해에서 조난된 북한선박을 구조하던 우리 해군이 구축함 광개토대왕함이 일본 해상자위대 P-1 초계기에 추적레이더를 조준했다고 일본 측은 주장했다. 하지만 일본은 조준을 받았다는 주장의 증거인 주파수 대역 등을 아직까지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반면 우리 국방부는 광개토대왕함이 구조 활동을 위해 탐색레이더를 운용했지만 일본이 주장하는 추적레이더는 작동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히려 초계기가 광개토대왕함 위를 저공 위협 비행했다며 이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어 한·일 양측은 지난달 27일 실무급 화상회의를 통해 의견을 교환했다. 그러나 다음 날 일본 방위성은 일방적으로 자국 입장을 담은 초계기 촬영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에 우리 국방부도 일본의 주장을 반박하는 동영상을 8개국어로 제작해 유튜브 등에 공개했다. 일본이 왜곡된 정보를 국내외에 유포했다는 이유에서다.

한·일 양측은 14일 싱가포르에서 실무회담을 열었지만 결국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 회의에는 우리 측에선 부석종 합동참모본부 군사지원본부장(해군 중장), 이원익 국방부 국제정책관, 일본 측에선 이시카와 타케시(石川武) 방위성 방위정책국장, 히키타 아츠시(引田淳) 통합막료부 운영부장(항공자위대 중장)이 참석했다.

회의가 싱가포르에서 열리게 된 이유는 한·일 양측이 각각 서울과 도쿄 개최를 주장했지만 논란이 있을 수 있어서 제3국을 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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