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과 11일 용역업체 50여명이 굳게 닫혀있던 서울교회 출입문 유리창을 부수고 들어와 신도들과 충돌하며 교회가 아수라장이 됐다. ⓒ천지일보 2018.3.12
지난 8일과 11일 용역업체 50여명이 굳게 닫혀있던 서울교회 출입문 유리창을 부수고 들어와 신도들과 충돌하며 교회가 아수라장이 됐다. ⓒ천지일보 2018.3.12

교회 재정 담당 오 장로, 논란의 중심

교회 원로측 “오장로, 출납·회계만 관리”

교회 재정 소수가 관리… 문제점 지적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서울교회(당회장 박노철 목사) 재정비리 의혹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서울 강남의 한 대형교회인 서울교회에서 약 400개에 달하는 차명계좌를 운용한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993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교회’ 이름으로 거래가 이뤄진 계좌는 410개다. 정기예금과 펀드, 표지어음 등 계좌 종류도 다양하다. 수익증권(펀드), 신탁, 기업어음, 환매조건부채권(RP) 등 금융투자를 위한 통장도 2백 개가 넘는다.

해당 계좌들은 교회 건물 건축 비용의 출처를 의심하던 일부 신도들에 의해 지난해 초 발견됐다. 당초 교회 측은 재정을 담당하던 오모 장로에게 60억원을 빌려 교회 건물을 지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금을 보낸 계좌를 확인한 결과 오 장로의 명의가 아닌 또 다른 서울교회 명의의 통장이었다.

또한 교회 명의 계좌에 돈이 오 장로 아들의 빌라 매입에 사용됐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12년 9월 19일 서울교회 통장에서 5억 2000만원이 인출돼, 이 중 5억원이 오 장로의 둘째 아들 계좌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관련해서 실제로 서울교회 박 목사 측은 지난해 재정비리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6월경 오 장로를 경찰에 횡령·배임·혐의로 고소했으며, 현재 경찰의 수사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이에 대해 서울교회 원로 측이 언론 보도가 사실과 완전히 다르다며, 이를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고 개신교 매체가 보도했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이들은 논란의 중심에 있는 오 장로가 맡았던 재정위원장은 일반 회사의 재정담당자처럼 회계출납 업무에 직접 관계하는 교회 직원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어 “통상 지출 과정에서 결재만 담당할 뿐 교회 재산을 횡령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밝혔다.

덧붙여 “횡령을 주장하는 기간에 근무한 교회 재정위원이나 경리직원 중 현재 박 목사를 지지하는 장로, 집사들도 여러 명 있다”면서 “그 주장대로라면 이들도 공모하지 않고서는 횡령이 불가능 할 텐데, 이들은 고발조차 하지 않는 이유는 횡령 주장이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논리를 폈다.

한편 교회가 설립된 1991년 이후 30년 가까이 교회 재정의 흐름이 드러나지 않았던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1991년 교회가 설립된 이후 교회 재정이 소수에 의해 비밀리에 관리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횡령의혹을 받는 오 장로는 교회 설립 2년 후인 1993년부터 2016년까지 2001년을 제외하고는 재정위원회 서기와 회계, 위원장을 번갈아 가며 20년 이상 재정위원회를 떠난 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1995년 해당 장로는 가짜 계산서를 발행하는 수법으로 거액을 탈세해 검찰에 적발되기도 했지만, 교회는 재정 관리를 계속 맡겼다.

이와 함께 교회 재정장부는 교인들은 물론 당회원들도 쉽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관리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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