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 ⓒ천지일보 2018.6.21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 ⓒ천지일보 2018.6.21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에 7명이 출사표를 던져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금융감독원 출신으로 민·관 중간영역에 위치한 조성목(57) 서민금융연구원장이 강력한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업계는 ‘민·〮관 후보 대결 구도’로 가닥이 잡혀가던 저축은행중앙회장 후보전에 민·〮관을 아우르며 업계에 정통한 전문가가 나서자 반기는 분위기다.

조 원장은 외환위기시절인 1997년부터 저축은행 사태가 일어났던 2011년까지 금융감독원에서 6년 반 동안 저축은행 정책추진과 실무를 담당한 것은 물론 대부업계와 상호신용금고 관련부서에서 일해 온 서민금융 전문가다.

금융감독원이 저축은행 관련 비리로 위기에 몰렸던 2011년 4월 저축은행검사1국장을 지낸 조 원장은 당시 업계 내 뱅크런 사태(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가 이어지자 직접 언론에 나서 상황을 수습하고 관련 검사를 원만하게 마무리해 저축은행 업계 정상화와 신뢰 회복에 특히 힘을 쏟은 바 있다. 저축은행사태 이후 저축은행 업계의 잦은 비리와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 ‘저축은행 전산망 통합’을 추진하고 ‘여신 상시 감시시스템’을 도입한 것도 그가 재임시절 진두지휘한 정책이다

이후 저축은행검사국장을 역임하던 중 2012년 신용카드 정보유출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적임자로 발탁돼 여신전문검사실장으로 전격 임명되기도 했다. 당시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 저축은행 사태 시 발 빠른 대응을 보여줬던 조성목 국장을 투입해 조기 대응하려는 방침”이라고 발령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저축은행 사태와 신용카드정보유출 사태 등 어려운 현안을 해결해온 조 원장은 지난 2016년엔 보이스피싱 대책으로 ‘그놈목소리’를 기획해 국민훈장을 받았으며, 서민금융지원국장 겸 선임국장 역임 후 박근혜 정부 때 퇴임했다.

조 원장은 2017년부터는 민간 분야에서 적극 활동해 왔다. 그해 9월엔 서민금융 분야 관련 정책을 개발하는 비영리 단체 ‘서민금융연구원’을 설립해 ‘서민금융정책 세미나’ ‘서민금융 공동학술대회’ ‘저신용자 대부업 이용형태 설문조사’ 등을 실시하고 급격한 법정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문제점과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금융정책의 필요성을 알리기도 했다. 또한 저축은행 업계에 만연한 그림자규제에 대해 적극 목소리를 내며 업계의 현안 해소를 위한 역할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지난 연말 저신용자 대상 설문조사는 조 원장의 시장과 현실 중심의 관점을 드러낸 프로젝트였다. 약 3800명의 설문 응답자 수치를 이끌어내기 위해 금융감독기관과 정부의 서민금융정책 시행기관을 총동원했으며, 신용정보회사는 물론 시민사회단체까지 설문창구가 됐다. 이러한 그의 성과는 정책을 수립하거나 당국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시장 현실을 잘 알아야 하고 이를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 데이터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소신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또한 업계 현안이었으나 개선에 진척이 없었던 예보요율 합리화에 대한 시행방안을 내놔 업계의 공감을 얻고 있다. 그는 “은행과 보험업권에 비해 적게는 3배, 많게는 6배가 높은 저축은행업계의 예보요율은 결국 금융이용자의 부담으로 전가된다”며 “한 해 2000억~3000억에 달하는 준조세 성격의 예금보험료는 저축은행업계의 당기순이익에 20%이상에 해당하는 금액이라 큰 부담이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3월부터는 제2기 금융위원회 옴부즈만으로 선정돼 활동 중이며, 장기소액연체자 지원재단 이사, 임팩트금융포럼(국회등록 연구법인) 민간 전문위원 등 활발한 대외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조 원장은 후보 출마 의사를 밝힌 후 전문성과 추진력을 검증할 수 있는 ‘공개토론회’를 제안하기도 했다. 업계전문가라는 장점뿐 아니라 후보자 중 가장 젊은 나이라는 점에서도 후한 점수를 얻고 있다. 현재 차기 회장 후보에 등록한 관 출신 대부분은 김영삼 정부와 이명박 정부 시절 인사들이다. 하지만 조 원장은 직전 정부에서 퇴임하고 현 정부에서도 민간 전문 인력으로 활발히 정책 입안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업계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면서 강력한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는 “현 정부의 투명한 인사정책으로 출마의 기회를 얻게 돼 기쁘다”며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하되 불합리한 그림자규제나 과도한 규제에 대해선 할 말은 할 줄 아는 리더가 되겠다”고 출마 포부를 밝혔다. 또한 “저축은행 사태 해결 과정에서 성실히 업무에 임했던 임직원들에게 본의 아니게 고충을 준 점이 늘 마음에 걸렸다”면서 “회장직을 맡게 된다면 누구보다 업계에 대한 애정을 쏟을 마음의 준비가 돼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이번 18대 저축은행중앙회 회장 선거는 그 동안의 사실상 ‘임명직’ 관행이 깨진 만큼 ‘공정한’ 선거가 치르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역대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연임자를 포함 14명의 중앙회장 중 12명이 관 출신이었고, 17대 회장 선거 당시 후보자는 3명, 16대 회장 선거 당시에는 1명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능력 있는 다수의 후보자가 등록한 만큼 공정한 기회의 장이 마련되길 바란다”며 이를 위해 “회추위에서 복수 이상의 후보자를 추천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저축은행 회원사 대표들이 업계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다양한 규제를 해소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춘 사람을 회장으로 선출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저축은행중앙회장은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후보 적격성 심사를 한 후 단독 또는 소수 후보를 추리고 16일 공식 후보를 등록받아 오는 21일 선거를 통해 선출된다. 회원사 과반 참석에, 참석 회원사 3분의 2 이상 찬성해야 회장으로 뽑힌다. 복수후보 투표에서 3분의 2를 받은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최다 득표자 2명으로 재투표해 과반을 받은 이가 당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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