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2019.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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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희 건축가
어떤 일에도 인터넷을 통해야 하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인터넷 없이 할 수 있는 일이 현저히 줄었다. 전화번호를 외거나 적어 다니지 않게 됐고 버스 도착 시간을 확인하고 집을 나서며 궁금한 것은 백과사전이 아니라 인터넷 검색이면 몇 초 만에 답을 찾을 수 있는 시대에 살게 됐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휴대폰을 보는 습관도 어떤 장소에서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주먹왕 랄프’는 마치 인터넷을 도식화한 영화처럼 보인다. 인터넷 세상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고 우리는 인터넷을 이해한다. 

공간과 공간을 이동하는 것을 셔틀로 만들어 표현한다. 때문에 가상의 공간은 셔틀로 가득하다. 마치 언젠가 다가올 미래를 표현한 것 같다.

미래에는 자동차가 대기를 부유하고 있을지 여전히 도로 위를 굴러다니지만 새로운 연료를 이용하고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사람 없이 달리는 자동차가 세상에 등장하고 있는 것을 보면 대기를 가득 채운 자동차가 그리 먼 이야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때문에 우리는 신변잡기에 뒤처지지 않으려 끊임없이 인터넷을 들여다보는 것일까? 날아다니는 자동차보다 더 빠르게 접할 수 있는 것은 가상공간에 대한 희망일 것이다. 날아다니는 것으로는 모자라 방 한구석에서 다른 세상을 직접 걷고 느껴볼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신기한 일은 없을 것이다. 

지금은 신체적이나 금전적 여건 때문에 해외를 자유로이 드나드는 것이 어렵지만 가상의 세계로 쉽게 갈 수 있다면 전통적인 건축 공간의 역할은 단지 쇼케이스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단순히 인터넷 세상을 도식화한 듯한 주먹왕 랄프2도 인터넷과 현실의 관계를 고려한 것이리라 생각한다. 망가져버린 바넬로피의 게임기의 운전대를 구하기 위해 인터넷 세상을 통한다는 이야기다. 현실을 완성시키는 것이 인터넷 세상이 된다는 것이 새삼스러웠다. 

반면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라는 드라마는 가상현실과 현실 세계가 중첩되는 것으로 생기는 예기치 못한 일들을 보여주고 있다. 가상과 현실의 혼돈이 주는 색다름은 우리가 예상하지 못할 미래의 모습으로 비쳐진다. 다가올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이곳저곳에서 다가오지만 우리는 평범한 삶을 지향하고 있다. 언젠가는 그 미래에 전통적인 건축 공간이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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