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에서 지방정부와 각급 커뮤니티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경 안보’ 토론회에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토론회에서 장벽 건설 필요성을 강조했다. (출처: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에서 지방정부와 각급 커뮤니티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경 안보’ 토론회에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토론회에서 장벽 건설 필요성을 강조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역대 최장 신기록을 세웠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 등으로 빚어진 연방정부 셧다운은 12일(현지시간) 0시를 기해 22일차에 접어든다.

1996년 1월 21일간 이어진 빌 클린턴 정부의 최장기 셧다운 기록을 넘어서 23년 만에 역대 최장 기록을 갱신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이번 셧다운 사태 이후 연방정부 첫 급여 지급일인 이날 80만명의 공무원은 임금을 받지 못했다.

여야는 이날도 예산안 처리에 합의하지 못하고 주말까지 협상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셧다운 사태가 1달 이상 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지방정부와 각급 커뮤니티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경 안보’ 토론회를 열고 장벽 건설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멕시코 국경에서 횡행하는 인신매매를 거론하며 “장벽 부재로 인해 유발된 아주 오래된 범죄”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 사태가 최장기화 되면서 국가비상사태 선포까지 고려하고 있다. 장벽 협상에 실패하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군 병력을 동원해서 장벽을 짓겠다는 것이다.

마크 메도스(공화, 노스캐롤라이나) 하원의원은 WP에 “트럼프 대통령이 며칠안에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이미 장벽 건설 비용을 위한 육군 공병단에 재해복구지원 예산을 전용할 수 있는지 검토에 나섰다. 또 지난해 의회를 통과한 139억 달러 규모의 재해구호 기금 법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토론회에서 “쉬운 해결책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는 것이나 그렇게 빨리 그것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금 당장 하려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하원에서 내무부와 환경보호청(EPA) 예산이 담긴 법안을 찬성 240명, 반대 179명으로 통과시켰다. 셧다운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일부 부처나 기관이라도 문을 열게 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은 아예 표결에 부치지 않아 무위로 끝나자 민주당은 하원 전체회의를 산회하고 퇴장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하원을 통과한 법안은 상원에 ‘도착하자마자 사망했다(DOA)’면서 “주말 내내 여야 협상도 없어 셧다운 사태는 또 다른 한 주를 맞이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급여를 받지 못한 80만 연방 공무원 중 연방수사국(FBI), 교통안전국(TSA), 법무부 등 ‘필수 직군’으로 분류된 42만명은 셧다운 이후에도 계속 출근을 하고 있다. 나머지는 ‘일시 해고’ 상태로 아예 일손을 놓은 상황이다.

미 의회에서는 급여를 못 받은 공무원에게 소급해서 급여를 주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 통과됐으나 연방기관과 공무원의 소비가 살림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지방정부 등의 피해가 막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ABC방송은 “셧다운으로 다른 곳에 거주하는 공무원들이 오지 않으면서 호텔과 주차장은 텅텅 비었고 식당도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NASA의 마셜우주비행센터도 어둠 속에 빠져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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