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에 수출할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천지일보DB
부산항에 수출할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천지일보DB

반도체 10년 만에 큰 폭↓
생산·투자·수출·고용 모두하락
“일자리 대책 차질없이 추진”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정부가 수출과 소비는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반도체 업황을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했다.

기획재정부가 11일 펴낸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월호에 따르면 최근 한국 경제 상황에 관해 정부는 전반적으로 수출·소비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면서도 투자·고용이 부진하고 미중 무역갈등, 반도체 업황 등에서 대외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 진단했다.

그린북에서 경제 상황 전반을 종합평가하면서 특정 업종을 리스크요인으로 거론한 것은 거의 처음인 데다 그것이 반도체라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이에 대해 고광희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반도체가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니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보고 예의 주시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반도체 업황으로 인해 수출 전망을 바꿀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 시간을 두고 모니터링을 하겠다고 전했다.

정부가 이같이 반도체를 리스크요인으로 지목한 것은 실제 반도체 출하지수가 작년 11월에 전월대비 16.3%가 하락했기 때문.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 12월에 18.0% 감소한 후 9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던 것.

그린북에서는 경제 상황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 가운데 생산·투자·고용·수출 지표가 최근에 통상의 비교 기준에 비춰볼 때 악화했다. 전산업생산은 작년 10월에는 전월보다 0.8% 늘었으나 11월에 0.7% 감소로 전환했다. 광공업은 제조업·전기·가스업 등 부진의 영향으로, 서비스업은 금융·보험·부동산 등의 부진으로 각각 감소로 돌아섰다.

설비투자도 작년 11월 5.1%나 감소했다. 기계류 투자와 자동차 등 운송장비 투자가 모두 줄었고 건설투자 역시 감소했다.

고용은 작년 12월 취업자가 1년 전보다 3만 4천명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연간 취업자 증가 폭은 10만명도 되지 않는 9만 7천명에 불과했다. 이는 2017년의 3분의 1에 못 미치는 수치다.

이에 비해 수출과 소비에 대해서는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018년 연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6천억 달러를 돌파했다. 다만 작년 12월 수출은 자동차와 선박이 늘었지만 가전제품과 무선통신기기의 실적 부진으로 전년 동월보다 1.2% 감소했다.

1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1.3% 오르는 데 그치면서 전달 2.0%보다 크게 둔화됐으나 2018년 연간으로는 1.5% 상승했다.

작년 11월 소매판매는 승용차, 통신기기 등 내구재와 차량 연료 등 비내구재 판매가 늘면서 전월보다 0.5% 증가했다. 백화점 매출액은 2017년 12월보다 0.5% 늘었으나 할인점 매출액은 3.6% 줄었다. 국내 카드 결제 승인액은 7.1% 늘었고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1년 전보다 37.9% 늘었다.

그러나 경기에 대한 평가에는 전반적으로 먹구름이 드리웠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작년 11월까지 8개월째,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6개월째 각각 하락했다.

기재부는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혁신성장·일자리 창출 대책 및 저소득층·자영업자 지원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경제 역동성·포용성 강화를 위한 2019년 경제정책방향을 속도감 있게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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