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426일간의 굴뚝농성과 목숨을 건 6일 간의 단식 끝에 11일 파인텍 노사 간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들은 지난 2014년 5월 27일부터 7월 8일까지 408일동안 고공농성을 벌였다. 하지만 모회사와 약속한 공장 정상화, 단체협약 체결 등이 지켜지지 않자 다시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사진은 11일 오전 민주노총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이 파인텍의 모회사인 스타플렉스에 공장 정상화와 단체협약 체결 등을 촉구하며 고공농성을 426일째 이어가고 있는 서울 양천구 목동의 열병합발전소의 모습. ⓒ천지일보 2019.1.1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426일간의 굴뚝농성과 목숨을 건 6일 간의 단식 끝에 11일 파인텍 노사 간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들은 지난 2014년 5월 27일부터 7월 8일까지 408일동안 고공농성을 벌였다. 하지만 모회사와 약속한 공장 정상화, 단체협약 체결 등이 지켜지지 않자 다시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사진은 11일 오전 민주노총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이 파인텍의 모회사인 스타플렉스에 공장 정상화와 단체협약 체결 등을 촉구하며 고공농성을 426일째 이어가고 있는 서울 양천구 목동의 열병합발전소의 모습. ⓒ천지일보 2019.1.11

6차 교섭서 극적 타결 이뤄

파인텍노동자 5명 공장 복귀

고용, 최소 3년간 보장하기로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파인텍 노사의 극적인 교섭 타결로 지난 2여년간의 긴 싸움이 막을 내렸다. 이로써 파인텍 노동자들의 426일간 굴뚝 농성도, 차광호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지회장의 33일간 단식도, 시민사회 대표단의 25일간 연대단식도 마무리됐다.

굴뚝 단식농성과 사측의 강경 발언 등 극한 대치로 치닫던 파인텍 노사는 밤샘 6차 교섭 끝에 11일 오전 7시 45분 합의서에 서명하며 협상을 타결했다. 이번 교섭은 전날 오전 11시부터 시작해 하루를 넘겨 총 20시간 20분간 진행됐다.

스타플렉스(파인텍)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행동은 “금속노조 파인텍지회는 (굴뚝에 올라간) 홍기탁·박준호 두 조합원의 조속하고 안전한 복귀와 범사회적 열망을 우선으로 10일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제6차 교섭에 최선을 다해 임했다”면서 “그 결과 11일 오전 7시 20분 합의에 이르렀다”고 했다.

서로의 입장을 고수하며 팽팽한 대립을 이어가다가 협상 테이블에 앉은 노사는 합의안 체결을 위해 각자의 입장에서 한 걸음씩 물러섰다. 사측은 ‘김세권 대표의 책임 명시’ 부분을 양보했고, 노조는 ‘모회사 고용 승계’ 요구를 내려놨다.

합의안에 따르면 홍기탁·박준호·차광호·김옥배·조정기 등 파인텍 노동자 5명은 스타플렉스 자회사인 파인텍 공장에서 다시 일할 수 있게 됐다. 또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이사는 이사 자격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파인텍 대표이사를 맡기로 했다.

이와 함께 파인텍은 이들의 고용을 최소 3년간 보장하기로 했으며, 임금의 경우 올해 최저임금(시급)+1000원으로 정했다. 노동시간은 주 40시간, 최대 52시간으로 정했다. 이외 추가 연장시간은 앞으로 노사가 합의해 정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는 홍기탁·박준호 파인텍 노조원이 75m 높이 굴뚝 농성을 시작한 지 426일 만이다. 이는 굴뚝 위 농성으로는 유일무이한 초장기 기록이다. 합의는 또한 차 지회장이 단식에 들어간 지 33일 만에 이뤄졌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민주노총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이 파인텍의 모회사인 스타플렉스에 공장 정상화와 단체협약 체결 등을 촉구하며 고공농성을 426일째 이어가고 있는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의 열병합발전소 앞에서 파인텍지회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426일간의 굴뚝농성과 목숨을 건 6일 간의 단식 끝에 이날 파인텍 노사 간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들은 지난 2014년 5월 27일부터 7월 8일까지 408일동안 고공농성을 벌였다. 하지만 모회사와 약속한 공장 정상화, 단체협약 체결 등이 지켜지지 않자 다시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천지일보 2019.1.1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민주노총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이 파인텍의 모회사인 스타플렉스에 공장 정상화와 단체협약 체결 등을 촉구하며 고공농성을 426일째 이어가고 있는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의 열병합발전소 앞에서 파인텍지회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426일간의 굴뚝농성과 목숨을 건 6일 간의 단식 끝에 이날 파인텍 노사 간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들은 지난 2014년 5월 27일부터 7월 8일까지 408일동안 고공농성을 벌였다. 하지만 모회사와 약속한 공장 정상화, 단체협약 체결 등이 지켜지지 않자 다시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천지일보 2019.1.11

이처럼 오랜 기간 지속된 파인텍 노사 갈등의 시작은 지난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차 지회장과 홍기탁 전 지회장, 박준호 사무장 등 5명은 모두 ‘한국합섬’ 출신이다. 한국합섬은 파산했다가 지난 2010년 7월 ‘스타플렉스’의 자회사 ‘스타케미칼’을 새 인수자로 맞이한다.

하지만 2011년과 2012년 각각 당기순손실 156억원과 160억원을 기록하고 적자를 냈다. 이에 스타플렉스는 스타케미칼 공장을 매각하고 회사를 청산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노동자들에게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고 이를 거부한 20여명을 해고했다.

이에 반발한 노동자들은 ‘스타케미칼 해고자 복직투쟁위원회(해복투)’를 구성, 길고 긴 투쟁을 시작했다. 차 지회장은 지난 2014년 5월 27일 구미공단 스타케미칼의 45m 높이 굴뚝 위에 올라가 408일간 고공 농성을 벌였다. 그 결과 스타플렉스는 남아있던 해고자 11명을 복직시키기로 합의했다.

노조는 모든 것이 해결된 줄 알았다. 하지만 충북 음성에 새로 설립된 ‘파인텍’은 껍데기뿐인 회사였다고 노조 측은 주장했다. 월급은 스타케미칼 시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기숙사에서의 식사는 하루 한 끼만 제공됐다. 결국 하나둘 동료들이 공장을 떠나기 시작했다.

노조는 새 공장 가동 10개월 만에 또다시 파업에 돌입했다. 이번엔 홍기탁·박준호씨가 2017년 11월 12일 서울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 굴뚝에 올라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굴뚝농성 411일 만인 지난해 12월 27일 파인텍 노동자들은 김 대표이사와 처음 한 자리에 마주 앉았다. 하지만 교섭은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할 뿐 진척이 없었다. 지난 3일에도 4차 교섭이 진행됐으나 결국 파행됐다. 결코 맞닿을 수 없을 것만 같던 양측은 11일 서로 양보하고 손을 잡으며 극적으로 합의를 이뤘다.

지난 3일 파인텍 노사 교섭 현장. (출처: 연합뉴스)
지난 3일 파인텍 노사 교섭 현장.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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