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덕의 소치” vs “法 욕되게 말라”… 아수라장된 양승태 검찰 출석 현장
“부덕의 소치” vs “法 욕되게 말라”… 아수라장된 양승태 검찰 출석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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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기 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19.1.11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기 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19.1.11

재판거래 등 ‘사법농단’ 의혹에

사상 첫 전 대법원장 검찰출석

대법원 앞, 도착 전부터 긴장감

시위대 ‘양승태 구속’ 등 현수막

양승태, 검찰 포토라인 지나쳐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이른바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으로 평가받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전직 대법원장으로는 처음 검찰에 출석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출석에 앞서 “모든 책임은 내가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을 비난하는 시위대도 나와 그 앞을 가로 막았다.

11일 오전 9시 양 전 대법원장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에서 ‘대국민 성명’을 열기로 예정되면서 해가 뜨기 전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양 전 대법원장을 당장 구속하라는 측부터 응원한다는 팻말을 든 측이 팽팽하게 대립했다. 몰린 인원만 수백명에 달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는 ‘양승태는 사죄하라’ ‘양승태 구속’ 등의 현수막을 들고 대법원 정문 앞에 진을 쳤다.

이윽고 양 전 대법원장을 태운 검은색 그랜저 차량이 대법원 앞에 도착하자 저마다의 외침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양 전 대법원장을 비난하는 측에선 스피커를 동원해 “죄인이 무슨 염치로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가”라며 “법원을 욕되게 하지 말라”고 비난했다.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기 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1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기 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1

양 전 대법원장은 ‘피의자 양승태는 검찰 포토라인에 서라’는 현수막을 바로 뒤에 두고 대국민 성명을 시작했다. 양 전 대법원장이 발언하는 동안에는 혹시 모를 계란 세례에 대비, 경찰 10여명이 우산 등을 들고 그 옆을 지켰다. 그가 공개 석상에 서는 것은 지난해 6월 경기 성남 자택 부근에서 가졌던 기자회견 이후 처음이다.

그는 “재임기간 일어난 일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다”면서 “이 이일로 인해 상처받고 여러 사람이 수사당국에 조사 받은데 대해 참으로 참담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모든 것이 저의 부덕의 소치로 인한 것이다. 모든 책임은 제가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 자리를 빌려 제가 국민 여러분에게 사법관을 믿어 주실 것을 간절히 호소한다”며 “절대 다수 법관은 국민여러분에게 헌신하는 마음으로 법관으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성실하게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받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19.1.11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받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19.1.11

양 전 대법원장은 이 사건에 관련된 법관들을 두둔하기도 했다. 자기 각자의 직권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적어도 양심에 반하지 않았다는 말을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수사 조사 과정에서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기억나는 대로 가감 없이 답변하겠다”며 “오해가 있으면 이를 풀 수 있도록 충분히 소명하겠다”고 덧붙였다.

대법원 앞 기자회견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양 전 대법원장은 “제 마음은 전 인생을 법원에서 근무한 사람으로서 수사과정에서 법원을 한번 들렀다 가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답변했다.

5분간의 대국민 성명을 마친 양 전 대법원장은 그대로 차량을 타고 서울중앙지검으로 이동했다. 그는 검찰 포토라인엔 잠시도 머무르지 않고 곧바로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양 전 대법원장이 떠난 대법원 앞에선 지지자들과 반대자들이 몇 명 남아 말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받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19.1.11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받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19.1.11

검찰도 청사 보안을 위해 출입을 통제했다. 검찰은 지난해 3월 이명박 전 대통령 출석 당시와 유사한 수준으로 안전 조치를 취했다.

검찰은 11일부터 조사 종료까지 차량 출입문을 봉쇄했다. 이와 함께 사전 허가된 비표가 있어야 청사 출입을 할 수 있으며 검문·검색이 실시된다. 드론 촬영도 금지되며 지검 건물 내 출입도 제한된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오전 9시 30분부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에 대한 피의자 신분으로 양 전 대법원장 조사를 시작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재직 시절 법원행정처의 재판 개입과 법관 인사 불이익 등 각종 사법농단 의혹에 최고 책임자로서 개입하거나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을 상대로 일제 강제징용 소송 등 재판 개입과 사법행정에 반대하는 판사들에 인사 불이익을 준 정황 등에 대해 확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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