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심석희의 용기가 연 ‘체육계 미투’, 자정 계기돼야
[사설] 심석희의 용기가 연 ‘체육계 미투’, 자정 계기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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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는 어디까지인 걸까. 심석희 선수의 폭로로 체육계 미투가 시작될 조짐이다.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전 코치의 성폭행 사건을 폭로하면서 벌써부터 유사 피해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심석희 선수가 고등학교 2학년부터 4년간이나 당해온 성폭행과 폭행 내용은 믿고 싶지 않을 만큼 충격적이다. 성폭행 장소도 체육대 라커룸, 국가가 운영 관리하는 태릉과 진천 선수촌 라커룸에서 수시로 일어났다. 평창올림픽 전에는 죽을 만큼 맞아 뇌진탕 판정도 받았다고 했다. 7살 때부터 합숙훈련을 받으며 자라는 동안 자신의 꿈을 위해 인권이 짓밟히면서도 호소할 곳 없던 심 선수를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깝고 미안할 뿐이다.

체육계 성폭력은 위계에 의한 성폭력이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심 선수 이후 용기를 얻은 현직 선수들이 나타나고 있다. 빙상인연대 변호사가 밝힌 유사 피해자만 6명이다. 어릴 때부터 합숙을 한 여자 선수 중 유사 피해자들이 종목 불문하고 발생하고 있다.

지속되는 미투는 분야를 막론하고 빚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고 또 수많은 남성들이 잘못된 성관념을 가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더 무서운 것은 폭로이후 피해자들이 당하는 2차 피해다. 침묵을 강요당하거나 왕따를 당하는 등 2차 피해가 사실상 이어지고 있다. 성폭행은 한 여성과 가정을 무너뜨린다. 그럼에도 처벌은 너무 미약하고 오히려 피해자인 여성을 손가락질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세상은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변화한 경우가 적지 않다. ‘미투’는 전 세계에 나비효과를 불러 남성들의 성의식에 적지 않은 변화를 불러왔다. 심 선수의 용기로 시작된 체육계 미투 또한 강력한 나비효과를 예고하고 있다. 남성중심 조직문화에 체육계 특유의 권력구조가 빚은 체육계 미투는 그 어떤 미투보다 큰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해 서지현 검사로 시작된 미투운동이 다소 잠잠해진 시점에 다시 시작된 체육계 미투. 밤이 깊으면 새벽이 가깝듯 체육계 자정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더불어 여야가 한목소리로 엄중처벌과 대책 마련을 약속한 만큼 강력한 대책도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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