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분쟁 유형과 분쟁 유발자 통계. (자료: 교회개혁실천연대 교회상담연구소) ⓒ천지일보 2019.1.10
교회분쟁 유형과 분쟁 유발자 통계. (자료: 교회개혁실천연대 교회상담연구소) ⓒ천지일보 2019.1.10

상담교회 소속 1위 예장통합

가장 큰 문제점은 ‘재정전횡’

“목회자 권한, 권력으로 변질”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한국교회 내에서 교회분쟁을 유발하는 주된 직분 중 ‘담임목사’ ‘원로목사’ ‘부목사’가 전체의 6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자가 교회분쟁의 2/3를 유발하고 있는 셈이다.

교회개혁실천연대 교회문제상담소는 지난해 한국교회 문제와 관련해 상담한 사례를 집계해 최근 통계를 발표하며 이같이 분석했다.

교회 내 목회적 영향력이 강한 직분일수록 다수의 분쟁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목회자에 의한 인사·행정·재정적 전횡’이 교회상담 요청의 상당수였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분쟁을 직접적으로 유발하는 이들과 함께 그에 동조했던 이들의 직분을 살펴본 결과 ‘장로(당회)’ 직분이 3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다음으로는 ‘담임목사’가 24%로 그 뒤를 이었다.

교회분쟁을 유발한 주된 직분이 담임목사를 비롯한 목회자였다면, 그러한 목회자와 동조해 교회분쟁을 야기하고 심화시켰던 직분은 장로(혹은 당회)가 다수였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또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았으나, ‘노회’가 6%의 비중을 차지했다.

분쟁을 유발한 주된 직분에서 58%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담임목사’는, 분쟁 유발에 동조한 직분에서도 4분의1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원로목사’와 ‘부목사’까지 더한다면, 30%가 넘는 비중이 목회자다.

상담소는 “분쟁 유형은 각기 다르더라도, 분쟁 유발과 그에 동조함에는 어떠한 방식으로든 목회자가 대다수 연관되어 있음이 드러나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상담을 진행한 교회의 소속 교단을 살펴보면 예장통합이 29곳으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는 예장합동 20곳, 기감 12곳 등 교세가 큰 교단일수록 상담이 많이 들어오는 것으로 파악됐다. 교회 규모별로는 100명 미만 교회가 21%, 100명 이상 500명 미만 교회가 36%로 500명 미만 중소형 교회에 관한 상담이 과반수 이상으로 나타났다.

상담 내용은 1순위와 2순위로 집계된 핵심 분쟁 유형이 ‘재정전횡’과 ‘인사및행정전횡’이었다. 교회문제상담소가 실시한 최근 5년간의 교회상담통계를 살펴보더라도 1순위와 2순위의 항목은 계속해서 ‘재정전횡’과 ‘인사및행정전횡’이었다. 상담소는 목사나 장로 등 특정 인물의 전횡으로 인한 분쟁이 여전히 교회 내 가장 큰 문제임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상담소는 “교회 안에서 목회자에 의한 전횡이 가능한 것은 목회자에게 집중된 교회 내 권한이 권력으로 변질된 결과”라며 “상담을 진행한 대다수 교회에서 인사·행정·재정운영의 최종 결정권을 목회자가 독점함으로써, 목회자 본인이나 가족 및 주변인에게 유리하게끔 교회가 운영됐다. 이에 따른 부정과 다툼이 교회분쟁으로 확대된 셈”이라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드러난 핵심 분쟁의 배경에도 특정 인물의 인사·행정·재정적 전횡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연계된 분쟁 유형에서는 세습 문제가 1순위로 나타나는데, 세습 문제는 특정 인물(담임목사)의 전횡에서 파생된 분쟁으로 분석됐다. 또 분쟁의 배경 유형과 연계된 분쟁 유형을 함께 살펴봤을 경우, 교회 내 성폭력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는 설명이다.

상담소는 지난해 우리사회 미투운동을 타고 제기된 교회 성폭력 문제를 언급하며 감리교 전준구 목사 건, 만민중앙교회 이재록 목사 건 등의 굵직한 뉴스를 사례로 들었다. 기독교반성폭력센터 2018년 통계에 따르면 총 90건의 피해 사례 중 55건의 성폭력 가해자가 목회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상담소는 “전횡을 일삼는 목회자가 그 위력을 통해 성폭력을 일으킨 것으로 추측된다”고 분석했다.

‘재정전횡’ 문제로 상담했던 교회 수는 21개였고, ‘인사및행정전횡’ 문제로 상담했던 교회 수는 19개였다. ‘재정전횡’과 ‘인사및행정전횡’으로 분쟁을 겪고 있는 교회의 수가 비슷한 수치다. 그러나 이를 상담 횟수로 살펴보면 ‘재정전횡’이 53회, ‘인사및행정전횡’이 23회로 큰 차이가 났다. 다른 분쟁 유형보다도, 특히 ‘재정전횡’ 문제를 겪고 있는 교회의 교인과는 다수에 걸쳐 상담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됏다.

지난해 가장 많은 교회상담을 요청한 직분은 ‘집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장로’와 ‘평신도’ 순이었다. 최근 4년간을 살펴보더라도 집사와 장로 직분의 교인들이 다수의 상담을 요청했다.

‘장로’는 교회의 내부 소식이나 정보에 대한 접근이 쉽기 때문에 각종 사안을 파악하고 그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집사’나 ‘평신도’는 장로 직분에 비해서 교회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고자 단체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분석됐다.

상담 후 후속조치 건수는 2016년 43건, 2017년 47건이었으나, 지난해에는 예년에 비해 16건으로 대폭 감소됐다.

상담소는 이번 상담 사례들을 통해 교회분쟁을 분석한 결과를 내놓으며 “교회의 인사·행정·재정의 권한이 여전히 소수의 목회자에게 집중되어 있고, 이에 대한 견제 시스템의 부재는 교회분쟁의 큰 원인이 되고 있다”며 “교단은 교회의 민주적 구조를 고민하고, 목회자는 자신에게 주어진 막대한 권한을 내려놓으며, 교인들은 목회자를 적절히 견제함과 동시에 건강한 교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올바른 신앙관을 확립해야 할 것”이라고 정리했다.

한편 개혁연대 부설 교회문제상담소는 2018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17개 교회를 대상으로 교회문제에 관한 상담을 총 209회 진행했다. 이번 통계는 건수가 아닌 교회수를 기준으로 했다. 전화상담은 101개 교회였으며 대면 상담은 12개 교회였다. 온라인 상담은 4개 교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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