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못쉬는 한반도③] 기승부리는 미세먼지에 바뀐 ‘어른이들’ 놀이문화
[숨 못쉬는 한반도③] 기승부리는 미세먼지에 바뀐 ‘어른이들’ 놀이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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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중구의 한 실내 스포츠 게임장에서 이용객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천지일보 2019.1.9
7일 서울 중구의 한 실내 스포츠 게임장에서 이용객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천지일보 2019.1.9

 

중국발 미세먼지 8, 9월까지

미세먼지 피하려는 성인들

실내스포츠·전시·공연 즐겨

 

초미세먼지, 창문 틈으로

실내도 적절한 환기 필요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7일 대기 정체로 국내 생성 미세먼지가 쌓인 데다가 중국발 스모그가 유입되면서 대기 상황이 좋지 않았다. 미세먼지 예보 등급은 지름이 10㎛이하의 미세먼지(PM10)와 지름 2.5㎛이하의 초미세먼지(PM2.5) 중 높은 등급을 기준으로 발표된다. 이날 환경부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으로 강원 영동과 제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는 종일 ‘한때 나쁨’, 초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수준을 보였다. 중국에서 들어온 미세먼지의 영향은 8, 9일까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으로 예보되면 장시간 또는 무리한 실외 활동 제한, 특히 눈이 아프거나, 기침이나 목의 통증으로 불편한 사람은 등산, 축구, 등 실외 활동으로 피해야 한다. 그렇다고 집에서 앉아만 있을 수는 없을 터. ‘소리 없는 살인마’라고 불리는 미세먼지로부터 살아남기 위한 성인들의 문화가 바뀌고 있다.

◆미세먼지·한파로 바뀐 성인 놀이 문화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오염이 건강, 수명, 옥외 활동, 경제활동 등 일상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지 ‘국토계획’에 게재된 논문 ‘미세먼지가 옥외 여가활동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권고기준(50㎍/㎥)을 초과하면 옥외 여가활동 시간은 시군구별 연평균 기준의 경우 12.7%(5.35분), 시도별 일평균 기준의 경우 3.4%(0.32분)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세먼지 농도가 한 구간(10㎍/㎥) 증가할 때마다 옥외 여가활동 시간은 시군구별 연평균 기준의 경우 4.9%(2.31분), 시도별 일평균 기준의 경우 1.6%(0.09분) 줄었다.

이처럼 실외활동이 줄어든 것은 미세먼지와 한파 등을 바뀐 성인들의 문화에 있다는 분석이 있다. 전시와 공연, 실내 스포츠 등 다양한 문화를 즐기는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김달진미술연구소(소장 김달진)의 전시공간 조사에 따르면 갤러리, 미술관, 박물관 등 전시장은 2015년 103곳, 2016년 130곳, 2017년 139곳으로 꾸준히 개관했다. 지난 2018년에는 불황 속에서도 새로 개관한 전시장이 147곳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17 미술 시장 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미술 시장 규모는 역대 최고인 4942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대비 24.7% 증가한 수치로 시작된 2009년 이래 최고기록이다. 지난해 미술품 전시는 화랑·경매·아트페어·미술관에서 7790회 개최됐고, 2040만여명이 관람했다.

새롭게 생긴 가상현실(VR)방과 스크린 스포츠, 방탈출 등 실내 스포츠도 성행이다. VR 테마파크 ‘송도 몬스터 VR’은 개장 1년 만에 이용객 30만명을 돌파했다. 또 지난 2일 골프존에 따르면 올해 1월 스크린 골프 게임 수는 지난해 9월보다 약 3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실내 스포츠 체험 센터 관계자는 “미세먼지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올해 이용객이 10% 정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초보자·여성도 즐기는 실내스포츠

최근 20~30대 사이에서 송년·신년·회식 모임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는 서울 성동구의 한 스크린 스포츠 경기장을 기자가 직접 찾아 체험했다. 기자 일행은 스크린 야구, 양궁 등의 경기 중 야구를 택했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입장한 방은 경기하는 경기장과 다른 타자들이 기다리는 대기실로 구분돼 있었다. 한명씩 들어가서 게임을 하고 밖에서 구경하는 시스템이다. 대기실에는 게임 진행 상황을 알 수 있는 스크린과 배트, 모자, 장갑 등이 준비돼 있었다.

여자인 기자를 배려해 난이도를 조정하고 게임을 시작했다.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됐다. 배트를 들고 들어간 경기장의 한쪽 전면은 스크린으로, 스크린에선 경기가 진행됐다. 화면에서 선수가 공을 던지면 스크린 가운데에서 공이 튀어나왔다. 기자가 자세를 잡고 난생처음 든 배트를 공이 나온 속도 맞춰 휘둘러 봤지만 헛스윙일 뿐이었다. 공은 맞지 않았고, 총 3번의 기회를 모두 헛스윙으로 날려 아웃됐다. 남자사람친구에게 자세를 배우고 다음 경기에 임했다. ‘이번에는 꼭 배트로 공을 쳐야지’라는 호기로운 생각으로 경기장에 들어서니 사뭇 긴장됐다. 하지만 어림없는 생각이었다. 4회까지 헛스윙만 하다가 경기장에서 나왔다. 5회가 돼서야 감을 잡아 안타를 쳤고, 6회 땐 홈런을 쳐서 팀의 영웅이 됐다.

경기 시간 60분 내내 실제처럼 긴장되고, 응원도 하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겼다. 실내 스포츠라고 해서 만만하게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다음날 근육통에 시달릴 정도로 운동량이 많았다.

◆실내라고 미세먼지 안심할 수 없어

실내라고 해서 미세먼지를 안심할 수 없다. 환경부에 따르면 일반 가정집의 실내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40㎍/㎥이지만 청소기 작동 시 200㎍/㎥, 고기나 생선 등 조리 시 1160~2530㎍/㎥까지 일시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상승한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으면 창문을 닫고 환기를 자제하고 실내에 머무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문을 닫아도 초미세먼지가 창문과 문의 틈새 등으로 들어올 수 있고, 실내에서 발생하는 여러 미세먼지가 실외 미세먼지와 섞여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나타날 수 있다. 실내 스포츠 경기장이나 키즈카페 등도 미세먼지 안전구역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실내 공기 관리를 위해 미세먼지 농도에 따른 적절한 환기 방법을 추천하고 있다. 임동현 펜실베니아주립대학교 교수는 “사람이 많아지면 CO2가 발생해 답답함을 느껴 창문을 연다”며 “창문을 열면 CO2가 낮아져 답답함은 가시겠지만 미세먼지 농도는 높아지기 때문에 상황에 따른 적절한 환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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