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와 BMW 2018년 월별 판매량 비교 추이. ⓒ천지일보 2019.1.6
벤츠와 BMW 2018년 월별 판매량 비교 추이. ⓒ천지일보 2019.1.6

벤츠 3년 연속 1위… 첫 7만대 돌파

BMW반사이익 누린 아우디·폭스바겐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지난여름부터 이어진 BMW 차량 화재로 자동차업계를 뒤흔들며 수입차 시장의 경쟁 구도가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BMW가 화재사태로 판매가 주춤하는 사이 라이벌 메르세데스-벤츠가 독주체제를 굳혀가고 있다. 벤츠는 전체 수입차 브랜드 중 1위를 차지했으며 수입차 브랜드 최초로 연간 판매대수 7만대를 돌파했다. 반면 BMW는 간신히 2위를 지켰지만 판매량이 전년 대비 15.3% 급감하면서 위태로워진 모습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2018년 수입차 신규등록대수가 연간 26만 705대를 기록했다. 이는 2017년(23만 3088대)보다 11.8% 증가한 수치다.

2018년 연간 브랜드별 등록대수는 벤츠 7만 798대, BMW 5만 524대, 토요타 1만 6774대, 폭스바겐 1만 5390대 순으로 집계됐다. 이어 렉서스(1만 3340대), 아우디(1만 2450대), 랜드로버(1만 1772대), 포드(1만 1586대), 미니(9191대), 볼보(8524대), 혼다(7956대), 크라이슬러(7590대), 닛산(5053대) 순이다.

BMW는 수입차 판매부문에서 2009년부터 2015년까지 7년 연속으로 1위에 등극했다. 하지만 2016년과 2017년에 1위 자리를 벤츠에 내주었다.

이에 BMW는 지난해 초 공격적인 신차 출시로 1위를 탈환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1월 2일 BMW 2013년식 X6 차량에서 첫 화재가 발생한 이후 월 2~5건의 주행 중 화재사고가 발생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지난해 7월에만 11건 화재가 발생하는 사고가 벌어지면서 같은 달 26일 국토교통부는 BMW 차량의 10만 6317대 자발적 리콜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당시 BMW의 판매량은 3959대로 전년 동월(3188대)보다 소폭 높았으며 같은 달 벤츠 판매량(4715대)과 비교해도 큰 격차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계속되는 화재사고에 BMW 차량의 주차장 출입을 금지하는 ‘BMW 포비아’ 현상까지 발생했다. 이에 8월 6일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했고, 국토부는 같은 달 14일 리콜 대상 차량에 한해 ‘운행 제재’까지 명령했다.

이러한 논란 끝에 결국 BMW 8월 판매량은 2383대로 전년 동월(4105대)의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후 12월까지 넉 달간 월 판매 2000대 수준에 그쳤다.

같은 기간 반사이익이 기대됐던 벤츠는 9월 재고물량 부족으로 판매가 잠시 주춤했다. 하지만 10월 6371대, 11월 7208대, 12월 7310대를 판매하며 BMW와의 격차를 벌려 지난해에도 1위를 차지했다.

‘디젤 게이트’ 여파로 판매 중단에 들어갔던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귀환도 BMW에 위협적이었다. 작년 아우디 1만 2450대, 폭스바겐 1만 5390대를 팔아 각각 4위, 6위를 기록했다. 특히 9월에는 벤츠의 재고물량 부족과 BMW의 화재사고 등 반사이익으로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벤츠와 BMW를 제치고 수입차 판매 1·2위를 나란히 차지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BMW 화재사태로 수입차 양대 산맥이었던 벤츠와 BMW의 양강구도가 무너지면서 벤츠 독주체제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면서 “BMW의 반사이익으로 아우디·폭스바겐의 판매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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