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한국외대중국연구소 연구위원 

 

중국이 속된말로 난리가 났다. 우주굴기를 실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류최초로 달 뒷면에 무인 달 탐사선 창어(嫦娥) 4호를 무사히 안착시켰다. 한국에서는 단편으로 처리된 이 소식이 중국 보도 매체는 헤드라인으로 매 시간 뉴스 때마다 나오고 있다. 이 뉴스만 10분 이상 보도된 경우도 있다. 중국쪽을 이해해도 얼마나 자부심이 있는 일인가. 세계최초를 중국 사람들도 좋아하지만, 달의 앞면과 뒷면을 동시에 탐사한 국가는 중국이 유일무이(唯一無二) 하기 때문이다. 미국도 아폴로호가 달을 최초 탐사했지만 지구와 보고 있는 앞쪽 표면만 갔다 온 것이 아닌가. 미국과 조금은 밀리지만 경쟁관계로 나날이 생각하고 있는 중국은 서서히 우주에서 미국을 앞서고 있으니 기쁘지 않을 수 없고, 대내외적으로 최대한 자랑하고 싶기도 할 것이다. 달 궤도를 돌면서 어찌하면 좋은가 생각만 하고 있을 때 과감하게 중국이 뒷면에 착륙계획을 세우고 실천에 옮긴 것이다.

그동안 지구와 달은 마주보고 있으니 지구에서는 달의 같은쪽 한 면만 보고 있었다. 이는 알다시피 달의 공전 주기와 자전 주기가 27.3일로 같기 때문이다. 달 뒤도 가보고 싶은데 궤도만 돌면서 먼발치에서 뒷면을 처다만 보다가 중국이 기해년 2019년 1월 3일 11시 26분경 달 뒷면에 착륙하는 역사적 대사건을 연출해 낸 것이다. 뒤이어 11시 40분경 성공을 더욱 확실히 알리는 사진을 전송하게 됐다. 중국 엔지니어들의 함성이 CCTV가 중계 보도하는 조종실 옆 기자의 음성을 뛰어넘어 기쁨의 소리가 TV로 중국 전역에 전달되는 순간이었다.

그동안 달 뒷면 탐사가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지구와 마주 대하지 않는 뒷면이기에 완전히 단절돼 있었고, 그러다보니 지구와 전파 교신이 불가능했던 것이다. 지구와 직접 교신할 수 없는 까다로움이 상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운석 충돌구라고 하는 크레이터(crater)가 달 뒷면에는 더욱 크게 존재해서 착륙을 용이하게 할 수 없는 구조이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은 생각을 달리 한 것이다. 바로 중계교신 방식의 아이디어를 구현시켜 달 뒷면과 교신하는 방법을 찾고 실현시켰다. 통신중계 위성 ‘오작교’를 먼저 쏘아 올려 중계통신의 거점을 확보하고 교신할 수 있도록 한 다음, 달 뒷면에서 활동할 무인탐사선과 무인 로봇 탐사차를  움직이게 만들어낸 것이다. 중국명 췌차오(鵲橋: 오작교) 통신중계위성이 그 큰 역할의 주연이 된 것이다. “인류 달 탐사에 있어 새로운 장을 열었다”라고 자평할 만도 하다. 직접 통신이 불가능했던 달 뒷면과 교신방법을 창안해 인류의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는 선봉국이 됐다. 달 앞면보다 지형이 훨씬 복잡한 곳에 착륙을 달성 한 것도 기염을 토할 만한 점이다. 운석 충돌구가 많고 산처럼 크게 돌출된 지형들이 많은데 이들과 충돌을 회피하고자 수직에 가까운 궤도로 착륙한 점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라고 보인다.

금번 달 탐사선은 하나씩 달의 근원들을 밝히는 작업들을 해낼 것이다. 초기 달과 태양계의 중요한 단서를 찾아 올 수도 있다. 지금 인류가 교신하지 못하는 천체들이 많다. 그들과 연결되는 신 항법을 개척한 태두국가가 중국이 되고, 이것을 거울로 삼아 또 다른 교신 방법의 길도 열 것이다. 달 뒷면의 지형은 기본으로 관찰할 것이며, 토양과 광물도 분석해낼 것이다. 중국 사회주의 전제성과 우주의 굴기를 보여 주는 28개 대학이 참여한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물론 독일, 스웨덴, 네덜란드, 사우디아라비아 과학자들도 참여했다. 미국과 일본은 빠졌다. 4차 산업혁명의 선두국을 확신하면서 추진하는 2025 국가 계획의 일환이기도 하다. 이번에는 밀폐공간 내 식물재배, 중성자 방사선 탐지, 천문 관측 등이 주 임무로 보이지만, 2020년까지 창어 5호를 또 발사해 달나라로 보낸다는 계획이다. 무인탐사차와 착륙선을 모두 실어 오겠다는 것이다. 중국몽(中國夢)을 실현시키기 위해 미국에 앞서는 것들이 있다면 확실하게 굳히는 형국이다. 중국이 하는 것이 하나의 객기가 아니고, 거북이 걸음으로 가지만 끝내는 이루는 중국을 보니 괜히 씁쓸함을 떨쳐버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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