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완희 기자]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DAS)의 미국 내 소송 비용을 대신 낸 혐의를 받는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이 15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 2018.2.20
[천지일보=박완희 기자]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DAS)의 미국 내 소송 비용을 대신 낸 혐의를 받는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이 15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 2018.2.20

1심서 증인신문 안 했지만

항소심부터 적극 다투기로

MB측, 진술신빙성 지적예상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자동차 부품사 ‘다스(DAS)’의 자금을 횡령하고 삼성 등에서 거액의 뇌물을 챙긴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은 이명박(78) 전(前) 대통령의 항소심에서 ‘뇌물’ 혐의 핵심 증인인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이 법정에서 처음으로 증언한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부(김인겸 부장판사)는 9일 오후 이 전 대통령 항소심 2회 공판에 이 전 부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한다.

이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범죄 혐의와 관련해 증인신문이 이뤄지는 것은 1심부터 항소심까지 오면서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해 재판에 넘겨진 뒤 이 전 대통령은 “같이 일해 온 사람들을 법정에 불러 거짓말한 것 아니냐고 추궁하는 것은 금도가 아니다”라며 증거에 대한 의견과 법리로만 혐의를 다투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선택에 따라 1심에선 디지털 증거의 수집과정이 적법했는지를 묻기 위해 검찰 수사관을 신문한 것을 제외하면 증인 신문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1심 판결을 되돌아볼 때 이 부분은 이 전 대통령 측의 불찰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심 재판부가 측근들의 진술을 이 전 대통령의 혐의를 입증하는 중요한 근거로 삼아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전 대통령 측은 항소심부터는 전략을 수정, 증인을 적극적으로 불러 검찰 조사 과정에서 한 진술들의 신빙성을 다투기로 했다.

항소심 첫 증인 이 전 부회장은 ‘이 전 대통령이 차명 보유한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가 BBK에 투자한 돈을 반환하기 위해 미국에서 진행하던 소송비용을 삼성이 대신 내눴다’는 혐의 여부의 진위를 가를 핵심 인물로 법조계는 보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받는 가장 무거운 혐의 중 하나인 만큼 혐의 진위 여부에 따라 항소심 향방도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다스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명박 전(前 ) 대통령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결심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다스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명박 전(前 ) 대통령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결심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6

이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이 전 대통령의 요청과 이건희 회장의 승인 아래 뇌물을 제공했다고 자백했다.

1심 재판부는 이 같은 내용과 검찰에 제출한 자료 등을 검토한 결과 진술 신빙성을 인정하고, 삼성에서 대납한 소송비 중 61억원가량을 뇌물로 판단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1심 때도 이 전 부회장의 진술에 허점이 많다고 지적해 온 만큼 항소심 증인신문을 통해 이 전 부회장 발언의 신빙성을 계속 문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 변론을 맡고 있는 강훈 변호사는 “기본적으로 이 전 부회장이 에이킨 검프의 김석한 변호사로부터 얘기를 듣고 돈을 지원했다고 하고 있다”면서 “김 변호사가 대통령이 낼 돈을 (삼성이) 대신 내라고 말했단 것인지, 자신이 대통령을 위해 쓰는 비용을 삼성에서 좀 도와달라고 했다는 것인지에 따라서 뇌물 여부가 판명 나므로 어떤 점이 사실인지를 밝혀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