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AP/뉴시스】국가정보원은 3일 조성길 이탈리아주재 북한 대사대리의 망명설과 관련해
【서울=AP/뉴시스】국가정보원은 3일 조성길 이탈리아주재 북한 대사대리의 망명설과 관련해 "지난해 11월 초 공관을 이탈해 부부가 함께 잠적했다"고 밝혔다.사진은 지난해 3월20일 조성길(가운데) 이탈리아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이탈리아 산피에트로디펠레토에서 열린 문화 행사에서 '로베레토 자유의 종'을 들고 있는 모습.

美 국무부, 구체적 답변 회피

이미 망명·北 송환 배제 못 해

태영호 “韓行, 선택 아닌 의무”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지난해 11월 임기 마무리 후 공관을 이탈해 잠적한 뒤 행방이 알려지지 않은 조성길 북한 주이탈리아 대사대리의 행방이 묘연하다.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에서 신변 보호를 받으며 제3국으로 망명을 기다린다는 보도, 미국이나 영국 등으로 이미 망명했을 것이라는 각종 의혹이 이어지고 있다.

5일 미국 국무부는 조 대사대리의 미국 망명 추진설에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고 원론적인 입장만 표명했다.

이날 국무부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신변 안전이나 재산 보소, 국가 안보에 필수적인 것으로 판단되는 사건과 쟁점에 대한 언론과의 소통을 제한하는 내부 지침에 따라 답변할 수 없다”고만 말했다.

이탈리아 최대 일간지인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5일(현지시간) 조 대사대리가 먼저 제3국으로 도피했다가 다시 이탈리아로 돌아왔고, 지금은 이탈리아 정보당국의 보호를 받으며 망명 등의 해법을 기다리고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별개로 로마에서 발행되는 일간 일메사제로는 이날 “조성길이 이미 미국 또는 영국으로 건너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알렸다.

잠적 초기에 이탈리아 정보기관이 조 대사대리를 보호하고 있다가 그를 미국 측에 넘겼고, 미국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에 있는 미국 공군기지를 통해 미국으로 데려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북미 간에 2차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조 대사대리가 유럽 국가, 그중에서도 특히 보안 유지 등에 유리한 영국에 이미 망명했을 가능성이 좀 더 설득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의 특수요원이 망명 과정에서 조 대사대리를 붙잡아 평양으로 보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도 전했다.

이런 가운데 조 대사대리와 친구 사이라는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다른 나라가 아닌 한국으로 망명해올 것을 요구했다.

그는 5일 자기 블로그에 “직접 연락할 방도가 없어 네가 자주 열람하던 나의 블로그에 너에게 보내는 장편의 편지를 올린다”며 대한민국으로 오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이며 서울이 한반도 통일의 전초기지라고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대한민국 헌법에 ‘한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부속 도서로 이뤄졌다’고 돼 있는 점을 근거로 북한 전체 주민들이 다 한국 주민들이라는 뜻”이라며 “이제라도 당당히 ‘나는 대한민국 헌법에 따라 대한민국 공민이다, 나의 조국인 대한민국으로 가겠다!’고 말하면 자네의 앞길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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