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사진가 선암 석인철 스님. ⓒ천지일보(뉴스천지)

불교사진가 선암 석인철

40년간 카메라를 메고 불교와 관련된 사진으로 영상포교를 하고 있는 선암 석인철 스님은 불교사진가이다. 그는 주간불교신문, 한국불교신문, 월간불교 등에서 사진기자로 활동하며 한국불교의 역사를 사진으로 남기고 있다. 또한 일본관광신문, 월간 코리아트래블 고문으로 일하며 일본에 한국을 알리고 있다.

◆ 사진으로 불교를 알리다
선암스님은 어렸을 때 봉원사에 자랐으며 이후 군대 시절 카메라를 접하게 됐다. 이것이 카메라와의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중이 수행은 않고 딴짓한다는 소리를 들으면서 카메라를 들고 전국을 돌아다닌 지도 40년이 되었습니다. 긴 세월만큼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 많은 사진을 찍었습니다.”

 

▲전남 무안군 일로 연꽃. (사진제공: 선암 석인철 스님)
스님은 “장삼을 두르고 있다 보니 찍은 사진의 대부분은 절집의 모습이었고, 좁게는 몸담고 있는 봉원사 대소사를 시작으로 절간 구석구석 대중들이 숨기고 싶어 하는 모습마저도 렌즈로 들여다보았다”고 말했다. 또 “태고종의 대소사를 찍으며 포교의 방편이라 여겼고, 기록을 남기고자 애쓰며 이 일을 수행이라 여겨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느 날 자신이 남기고 있는 사진들을 보니 사찰과 스님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연꽃을 3~4년간 찍으면서 연꽃에 매료됐고, 30년간 카메라를 메고 연꽃을 집요하게 쫓아다녔다고 한다. 스님은 연꽃사진을 위해 국내는 물론 중국 태국 스리랑카 일본 미얀마 등 세계 각처를 누볐다.

스님은 “연꽃은 불교를 상징하는 꽃만이 아니고 불교 이상의 진리와 순수가 내포돼 있다”며 “렌즈로 그려내는 것은 연꽃의 아름다운 자태를 넘어 바로 그 순수함”이라고 강조했다.

연꽃을 찍기 위해 밤잠을 못 자기는 예사였고, 연꽃 한 컷을 찍으려고 하루 고개를 다 넘기기도 부지기수였다고 한다. 연꽃에 대한 전문가이기에 방송국에서 연꽃이 있는 곳에 대해 자주 물어보기도 했다. 그는 연꽃 사진을 액자로 만들어 선물용으로 쓰고 있다. 주변 사람들 중에 축하할 일이 생길 경우 선물을 한다. 올해엔 수능을 준비하는 고3 수험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나면 선물을 주려고 이미 준비해 두었다. 스님의 연꽃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가 있었다.

 

▲ 충남 예산군 인치사 연꽃. (사진제공: 선암 석인철 스님)
스님은 더러운 진흙 속에 피면서도 그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항상 맑고 깨끗함을 지켜가는 연(蓮)의 독특한 특성을 통해 번뇌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이 마음만 올바로 닦으면 자신과 주위를 맑게 하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음을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모든 사람들이 연꽃처럼 깨끗하고 순수해지면 우리의 삶은 보다 밝아지고 나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 영산재는 후손에 알려야 할 유산
“허공에는 새의 발자국이 없고, 출가인에게는 다른 생각이 없다.”

이것은 스님이 카메라를 메고 한시도 놓지 않은 화두이며 수행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사진 촬영은 단순한 손재주도 아니고 예술작업도 아니며 저만의 흔적을 남기고자 한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사진 촬영은 정진이고 산야를 누빈 것은 만행이었다”며 수행의 과정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영산재는 1987년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로 지정됐고, 2009년 9월 30일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영산재는 공연 아닌 불교의식이다.

스님의 지인을 통해 5년간 기획한 영산재가 2001년 일본국립극장에서 열리기도 했다. 스님이 찍은 영산재 사진들은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하기까지 자료로 쓰이며 한국불교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있다.

영산재보존회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역동적인 바라춤, 웅장한 법고춤, 괘불이운, 식당작법 등을 렌즈로 담았다. 스님은 “영산재는 후손들에게 알려야 하는 유산이기에 한 장의 사진을 찍더라도 가치를 알릴 수 있는 사진을 남기기 위해 노력한다”고 언급했다.

 

▲천수바라 -대중스님들이 천수경을 독경하는 가운데 바라춤을 추는 의식. (사진제공: 선암 석인철 스님)

 

스님은 포토샵을 할 줄 모른다. 사진을 잘 찍으면 보정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렇다고 진을 잘 찍는다고 자부하는 것도 아니며 오직 잘 찍기 위해 노력할 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포토샵을 배우러 다니고 있다는 스님은 “한국사진가협회 창작분과위원장이고 여러 사진대전 초대작가이다 보니 심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포토샵은 배울 수밖에 없다”며 “사진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컴퓨터에 의지하지 말고 열정을 가지고 사진을 찍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한 번 마음먹은 구도의 사진 촬영을 계획했다면 그것이 완성될 때까지 노력한다. 9년간 한 장소에 가서 사진을 찍을 때도 있었다고 했다.   

스님은 사진작가로서 일본 아사히신문 제50회 국제사진공모전 입선(1988년), 제14회 한국사진대전 우수상 수상(1995년), 제32회 관광사진공모전 대상(대통령상) 수상(2004년) 등 다수의 수상을 했다.

그는 “프랑스, 독일, 벨기에, 중국 등 국내외에서 16번의 개인 전시회를 해왔지만 일본과 미국에서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영산재, 연꽃, 중요 무형문화재 등 테마별로 전시회를 열어 전 세계에 불교를 꾸준히 알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 선암 석암철 스님
 前.봉원사 부주지
    대한민국중요무형문화재 50호 영산재보존회 부회장  
 現.한국불교신문사 사진부장
    일본관광신문·한국여행신문 고문
    대한민국불교사진연합회 자문위원
    현대미전초대작가/  제물포사진대전초대작가 
    서울시사진대전추천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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