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지수 기자] 요즘 개신교계와 불교계의 잦은 마찰로 종교계가 시끄럽다. KTX울산역 명칭으로 한바탕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른 지 얼마 되지 않아 대구지역 일부 개신교 목사들의 반발로 대구 팔공산 역사테마공원 조성 사업이 무산됐다.

뿐만 아니라 최근 대구지역 기독교 총연합회는 상인동 가스폭팔사고, 대구 지하철 참사 등을 대구 동화사 대불이 초래했다며 지장보살이 사탄이라는 등의 동영상을 제작, 상영하고 불교멸망을 기원하는 기도회를 가졌다.

이렇듯 개신교계와 불교계의 좋지 않은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반가운 희소식이 들려왔다. 지난 23일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는 7대 종단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문화를 교류하는 ‘종교문화축제’가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주최로 열린 것이다.

도착해 보니 중앙에 큰 무대가 설치돼 있고 개막식 시간이 가까워 오자 스텝들은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잠시 후 개막식이 시작되고 이광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공동대표의장)은 “우리나라는 다양한 종교들이 있는 다종교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함께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7대 종단에 속한 모든 종교인은 열린 마음으로 하나 되는 아름다운 사회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말은 요즘 같은 상황에 종교인 모두가 들어야 할 말이 아니던가. 그런데 문제는 관객석이었다. 너무 텅 비어있는 관객석이 민망할 정도였다.

300여 개가 넘어 보이는 관객석에 개막식 참여를 위해 앉아 있는 사람이 겨우 50여 명 정도밖에 되지 않은 모습이 현재 종교 안에서의 갈등과 마찰을 투영하고 있는 듯했다.

이번 종교문화축제가 종교문화체험부스를 통해 각 종교의 의식, 의복 등을 선보이는 등 서로 문화를 교류한다는 점에서는 높이 살만하다.

하지만 여기에 좀 더 적극적인 홍보가 뒤따랐다면 더 많은 종교인들이 문화체험을 통해 이웃종교에 대해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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