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안현준 기자] 태영호 자유민주주의 통일운동가(前 영국주재 북한공사)가 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8 천지인상 시상식’에서 사회인상을 수상했다. 사진은 이날 시상식 전 본지와 인터뷰하는 모습. ⓒ천지일보 2018.12.3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태영호 자유민주주의 통일운동가(前 영국주재 북한공사)가 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8 천지인상 시상식’에서 사회인상을 수상했다. 사진은 이날 시상식 전 본지와 인터뷰하는 모습. ⓒ천지일보 2018.12.3

조성길 대사대리에게 쓴 ‘편지글’에서 이같이 밝혀

“남은 일, 통일된 강토 우리 자식들에게 남기는 것”

“한국에 오면 정부서 철저한 신변경호 보장해줄 것”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는 5일 “북한 외교관들에게 대한민국으로 오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이날 지난 3일 망명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진 조성길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에게 보낸 편지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너(조성길)와 직접 연락할 방도가 없어 네가 자주 열람하던 나의 블로그에 너에게 보내는 장편의 편지를 올린다”며 “우리가 평양에서 헤어진 지도 어엿 6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구나”라고 인사를 건넸다.

태 전 공사는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우리가 배운 애국주의에는 우리 민족의 미래나 번영은 없고 오직 김씨 가문을 위한 총폭탄 정신뿐이었다”며 “나는 50대에 이르러서야 내가 평생 바라던 진정한 애국주의는 바로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마음이며 나의 조국도 대한민국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는 오랫동안 해외 공관에서 근무하면서 인터넷을 통해 한국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실지 한국에 와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민주화되고 경제적으로도 발전했다”고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탈북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에는 3만여명의 탈북민들이 있다”며 “탈북민들은 한국 사람들처럼 부유하게 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제 나름대로 낭만적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젯밤에도 수십명의 탈북 단체장들이 모여 어떻게 하면 통일을 앞당길 수 있을까 열띤 논쟁을 했다”고 덧붙였다.

태 전 공사는 이어 “자유민주주의체제여서 ‘백두수호대’나 ‘태영호 체포결사’대 같은 극좌적인 조직들도 있지만 그런 조직들은 극소수이고 진정으로 민족의 운명과 한반도의 평화통일, 북한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사명감을 가지고 활동하는 조직들이 수십개나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수백만의 한국 젊은이들이 통일의 꿈을 꾸며 통일의 대오에 합류하고 있다”며 “나도 매주 ‘남북동행 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한국과 북에서 온 대학생들을 한데 모아 놓고 통일에 대비하기 위한 문제들을 토론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서울은 한반도 통일의 전초기지다. 북한 외교관으로서 나나 자네가 여생에 할 일이란 빨리 나라를 통일시켜 통일된 강토를 우리 자식들에게 넘겨주는 것”이라며 “서울에서 나와 함께 의기투합해 우리가 몸 담갔던 북한의 기득권층을 무너뜨리고 이 나라를 통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으로 망명할 경우 신변안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나를 보호하기 위해 매일 여러 명의 경호원이 밀착 경호를 하고 있다. 국민의 혈세를 내가 너무 쓰고 있지 않나 미안스러울 정도”라며 “자네도 한국에 오면 정부에서 철저한 신변경호를 보장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태 전 공사는 조성길 대사대리에게 대한민국으로 망명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민족의 한 구성원이며 북한 외교관이었던 나나 자네에게 있어서 한국으로 오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며 “자네가 한국으로 온다면 북한에서 신음 받고 있는 우리 동료들과 북한 인민들이 질곡에서 해방될 날도 그만큼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네가 서울에 오면 더 많은 우리 동료들이 우리 뒤를 따라 서울로 올 것이고 그러면 통일은 저절로 될 것”이라면서 “서울에서 자네를 기다리겠다”라며 편지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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