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강릉=이현복 기자] 18일 오후 강원 강릉시 경포의 한 펜션에서 학생 10명 가운데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이 없는 사고가 발생하자 경찰이 입구를 통제하고 조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18
[천지일보 강릉=이현복 기자] 18일 오후 강원 강릉시 경포의 한 펜션에서 학생 10명 가운데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이 없는 사고가 발생하자 경찰이 입구를 통제하고 조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18

경찰, 4일 수사결과 발표

배기관 하단 10㎝ 절단 뒤

이음 부분 마감 처리 미흡

보일러 연통 ‘진동’에 이탈

시공기술자·업체대표 영장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서울 대성고 3학년 학생 10명의 사상자를 낸 강릉 아라레이크 펜션사고는 부실시공과 허술한 점검·관리 등 총체적 부실이 불러온 인재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사건을 수사한 강원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펜션 운영자, 무등록, 건설업자, 무자격 보일러 시공자를 비롯해 완성검사를 부실하게 한 한국가스안전공사 강원 영동지사 관계자, 점검을 부실하게 한 액화석유가스(LPG) 공급자 등 7명을 업무상 과실 치사상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이 중 보일러 시공업체 대표 A(45)씨와 시공기술자 B(51)씨 등 2명에 대해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불법 증축을 한 전 펜션 소유주 2명도 건축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사고 직후 펜션 주변의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외부인 출입은 없었고, 사고 현장인 201호 객실 가스보일러 배기관이 분리된 것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배기관이 보일러 본체와 분리돼 어긋난 틈으로 일산화탄소를 비롯한 배기가스가 누출돼 펜션 객실로 퍼진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경찰은 배기관이 분리된 이유로 보일러 시공자가 배기관과 배기구 사이의 높이를 맞추기 위해 배기관의 하단을 10㎝가량 절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진복 강릉경찰서장이 4일 오후 강원 강릉경찰서에서 강릉 펜션사고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경찰은 사고 당시 보일러에서 배기관이 분리돼 일산화탄소를 포함한 배기가스가 각 방으로 확산한 것으로 발표했다. (출처: 연합뉴스)
김진복 강릉경찰서장이 4일 오후 강원 강릉경찰서에서 강릉 펜션사고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경찰은 사고 당시 보일러에서 배기관이 분리돼 일산화탄소를 포함한 배기가스가 각 방으로 확산한 것으로 발표했다. (출처: 연합뉴스)

이로 인해 배기관의 체결 홈이 잘려나갔고, 이 상태로 보일러 배기구에 집어넣는 과정에서 절단된 면이 보일러 배기구 안에 설치된 고무 재질의 원형 ‘링’을 손상한 것으로 확인했다. 게다가 배기구와 배기관 이음 부분을 법에 규정된 대로 내열 실리콘을 이용해 마감하지 않아 배기관의 체결력 또한 약화한 상태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같이 부실한 상태에서 보일러를 운전하며 생긴 진동 때문에 조금씩 연통이 이탈, 어긋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사고가 난 201호 객실 보일러 급기관에서 발견된 계란 2개 크기 벌집은 보일러의 불완전연소를 유발, 부실 시공된 연통의 이탈을 가속할 수 있다는 사실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분석 결과 확인했다.

하지만 보일러 연통이 언제 완전히 이탈했는지는 명확하게 특정하지 못했다.

수능을 마친 서울 대성고 학생 10명은 지난달 17일 강릉시 저동 아라레이크 펜션에 투숙했다. 이들은 이튿날인 18일 오후 1시 12분쯤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발견됐다. 그 가운데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불명상태에 빠졌다. 다행히 치료받는 학생 4명은 빠르게 회복하고 있고, 이달 내로 모두 퇴원이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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