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전국택시노조 등 택시 4개 단체 회원들 주최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카카오 카풀 반대 3차 집회’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카풀 퇴출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20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전국택시노조 등 택시 4개 단체 회원들 주최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카카오 카풀 반대 3차 집회’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카풀 퇴출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20

카카오 ‘대화’ 택시업계 ‘철회’

후발주자 SKT ‘티맵’ 고성장

“정부, 적극적으로 개입 필요

산업계, 공생·발전 노력해야”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꽉 막힌 도로처럼 승차공유 서비스 카풀의 출시를 두고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업계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기해년 새해가 밝았지만 이렇다 할 타협점을 찾지 못한 가운데 카풀논란이 장기화할 모양새다.

카풀이란 목적지가 같거나 방향이 같은 사람들끼리 비용절감을 위해 같이 함께 타는 것을 말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 같은 서비스를 ‘카카오T 카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진행하고자 했지만 택시업계가 강경하게 반대하자 출시를 내년으로 미루고 현재는 시범 서비스만 진행하고 있다.

이에 카카오는 택시업계에 100억원 규모의 상생기금 출연을 제안하는 등 자체 해결 방안도 마련하는 등 대화를 통해 타협점을 찾고자 나섰지만 택시업계는 완강한 태도로 카풀 서비스 출시 철회를 주장했다.

앞서 택시업계는 3번의 카풀반대 집회를 열고 ‘카풀반대’를 외쳤다. 그 가운데 고(故) 최우기씨는 지난달 10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경비대 앞 사거리에서 택시 운전석에 앉은 채 몸에 휘발성 물질을 뿌린 뒤 분신해 숨지기까지 했다. 최씨가 남긴 유서에는 “카풀이 제지되는 날까지 끝까지 투쟁해야 한다”고 적혀있어 반발 강도가 높아졌다.

택시업계는 생존권이 걸려있는 만큼 ‘카풀철회’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카풀은 정부로부터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면허를 받지 않는 사람들도 운행할 수 있어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여객자동차 운수업 제81조 1항은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동차(자가용)를 유상으로 운송용으로 제공하거나 임대하여서는 아니 되며, 누구든지 이를 알선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명시돼 있다.

카풀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정부가 나서서 중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정부 역시도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택시 사납금제 폐지 ▲기사 완전월급제 도입 ▲택시 호출 서비스 도입(우버화) ▲브랜드 택시 도입 등을 마련했지만 택시업계는 일관된 입장으로 카풀 백지화를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번 카풀논란으로 SK텔레콤의 택시 호출 서비스인 '티맵 택시'가 빠른 속도로 고성장하고 있다. 두달 새 사용자가 1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 같은 고성장은 카풀반대 영향으로 기존 카카오 택시를 이용하던 택시기사들이 후발주자인 티맵 택시로 갈아탄 것과 전체 택시 호출 서비스의 수용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지난달 5일 티맵 택시 개편 당시 이 서비스를 이용하던 택시기사는 5만 5000명이었지만 같은 달 24일 10만명을 기록, 지난 29일 15만명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수치는 전국 택시기사 27만명의 56%에 달한다.

또한 택시 호출 앱 외 승차공유 서비스 사용도 확대되고 있다. 카셰어링 업계 1위 쏘카의 자회사인 VCNC가 운영하는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인 ‘타다’는 2개월여 만에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20만건을 넘었고 재이용률도 80%대를 기록했다.

카카오나 택시업계가 카풀논란을 두고 장기화할수록 남 좋은 일을 하고있는 셈이다. 하루빨리 타협점을 찾든 철회를 하든 결정하지 않으면 기존 밥그릇도 점차 빼앗길 것으로 보인다.

최경진 가천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카풀문제는 시대가 발전하면서 앞으로 우리가 겪게 될 똑같은 문제다. 이번에 어떻게 해결하는지가 우리에게 사회문제해결의 방법론을 제공한다고 본다”며 “정부가 잘해야 하는 부분이다. 나중에 비슷한 사례로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 국회는 적극적인 중재 개입이 필요하다. 또 카풀법에 대해선 현대에 맞게 개정해야 하고 산업계는 어떻게 하면 공생 발전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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