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정부 수장이 한때 최악의 적대국 수장이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에 웃었다. 지난달 30일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의례적 수준의 친서 이상으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김 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 각료회의 중 김 위원장이 ‘훌륭한 편지’를 보내왔다며 친서를 직접 꺼내 보이며 “우리는 정말로 매우 좋은 관계를 구축했다”면서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는 곧 만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반도 평화에 긍정적 신호인 것만은 틀림없어 보이지만 지난 1년을 지내오면서 누구도 막연한 장밋빛 희망을 품지 않게 됐다. 남북 분단이라는 특이상황 때문에 좌우 진영마저 갈리고 있는 국내 현실만큼이나 김정은 위원장을 바라보는 시선은 천차만별이다. 그로 인해 남남갈등이 더 깊어진 것인지, 누군가 북한을 빌미삼아 남남 갈등을 부추기는 건지도 모호하다. 확실한 사실은 김정은 친서에 그저 웃고 있기에는 현실이 너무 무겁다는 것이다.

신년부터 문재인 정권을 향한 내부 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고발자들의 문제라고 일축하기엔 석연치 않은 점이 너무 많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고 했다. 청와대 기재부 등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 관계부처는 무조건 아니라고 일축하기보다는 구조적 문제점이 있는지 진단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과거 박근혜 정부 때도 국정농단 전에 이미 여러 경고가 있었다. 그러나 권력자는 일축했고, 국민은 대통령을 믿었다. 결과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낳았다. 권력이 있을 때 경고를 겸허히 받아들였다면 결과는 달라졌을지 모른다. 민심 흐름이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던 때와는 많이 다르다. 먹고 살기 힘들어지면서 민심 과반은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다. 절대 권력이란 없다. 올 한 해 문재인 정부는 갈등을 부추기지 않으며 민생을 안정시킬 답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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