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8월에 복원된 광화문 현판에 균열이 생겨 논란이 일고 있다. 무리하게 공기를 단축시켜 틈새가 벌어졌다는 주장과 균열은 육성이 지닌 특성상 자연스럽게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연합뉴스)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복원된 지 3개월도 안된 광화문 현판에 균열이 일어나면서 서울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무리하게 공기를 단축시킨 결과가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균열은 ‘광(光)’자와 ‘화(化)’자 아랫부분이며 육안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균열이 뚜렷하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최문순 민주당 의원은 3일 보도자료를 통해 “복원 3개월도 되지 않아 심하게 손상됐다는 것은 복원 과정이 날림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현판이 갈라진 원인과 관련해 현판에 쓰인 소나무(육송)가 제대로 마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문화재청 측은 우리나라 고유수종인 육송은 재료 특성상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고 있고 가을철 건조한 날씨에는 건조 수축으로 미세한 균열이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밝혔다.

김능기 궁능문화재과장은 “이러한 육송의 성질로 현판 목재를 외래수종으로 하자는 일부 의견도 있었다”며 “조선의 제일의 법궁인 광화문 현판을 외래수종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자문결과에 따라 육송을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이어 “육송으로 복원된 덕수궁의 ‘대한문’ 현판에도 열두 줄의 세로로 난 균열이 발견됐으며, 콘크리트 광화문에 걸렸던 1968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한글현판에도 수많은 세로로의 균열이 발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화재청은 현판의 미세한 균열을 보완하기 위해 톱밥 및 아교 등으로 틈새 메우기를 한 후 단청으로 마무리하는 전통기법에 따라 보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초 광화문 복원은 올해 말 완공 예정이었으나 11월 열리는 서울 G20 정상회의에 맞춰 9월까지 공기를 앞당겼고 다시 8월 15일 광복절로 당겨 무리하게 공기를 단축한다는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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