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출처: 트럼프 트위터) 2019.1.3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출처: 트럼프 트위터) 2019.1.3

트럼프, ‘훌륭한 편지’ 평가… “정말 좋은 관계, 곧 만날 것”

北 신년사 ‘비핵화·북미대화’ 공표… 美, 제재완화 여지 화답

2차 북미회담, 확실히 조율된 실질적 결과 나와야하는 부담

北기관지 “한미연합훈련 중단 촉구”…美 “외교적 노력 지지”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연초 2차 북미정상회담을 향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고 밝힌 뒤 하루 만의 일로, 정상 간의 친서 외교가 북미대화의 불씨를 다시 살리는 촉매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 각료회의 중 김 위원장이 ‘훌륭한 편지’를 보내왔다며 친서를 직접 꺼내 보이며 “우리는 정말로 매우 좋은 관계를 구축했다”면서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는 곧 만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의 친서를 주고받은 것은 이번이 6번째이며 4개월 만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강경한 입장을 내비칠 당시 트럼프 대통령도 대화 거절을 공표하면서 김 위원장은 친서를 보내 상황을 모면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를 직접 공개한 만큼 양측이 빠른 시일 안에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비핵화 의지’와 ‘북미대화’를 공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제재 완화 등의 상응조치를 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양 정상이 이러한 입장을 바탕으로 실무협상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외교가에서는 올해 4월이 ‘판문점선언’ 1주년인 만큼 북한이 1~3월 중에는 긍정적인 협상 결과를 도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어느 정도 구체적이고 확실하게 조율을 해야 하는데 가능할지가 우려되고 있다. 1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나온 공동선언문은 단순히 선언적인 성격이었다면 이번에는 같은 일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미국 민주당과 언론 등으로부터 실질적 결과가 없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서 말한 다자협상도 북미대화와 맞물려 주목되는 점이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정전협정 체결 당사국’이라고 표현하며 중국의 협상 참여를 시사했다. 중국도 이에 대해 화답하며 한반도 문제에 참여할 것을 나타냈다. 지난 2일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한 논평 요청에 “중국은 자신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발휘할 것”이라며 북한의 비핵화에 중국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를 놓고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해왔다. 이는 북한이 진전된 비핵화 조치를 내놓으라는 압박이기도 하다. 북한은 3일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이러한 미국의 ‘속도조절론’을 비난하면서 남북 철도·도로 착공식 등을 언급하며 상응조치로 제재완화를 요구하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양측의 줄다리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하지만 양측은 북미대화의 판을 깨지 않겠다는 입장은 분명해 보인다. 북한의 경우는 신년사에서 그러한 내용을 표명했다. 미국의 경우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에서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 외에도 2일(현지시간) 크리스토퍼 로건 미 국방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이 김 위원장의 신년사 중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라는 주장에 대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와 북한의 검증된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올해 한미연합훈련은 유예·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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