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례적으로 검정색 정장을 입고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이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영됐다. 신년사 발표 장소도 이전과는 달리 책이 있는 서재와 같은 분위기에서 뒷편에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이 걸려 있다. (출처: YTN 생방송 캡처) 2019.1.1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례적으로 검정색 정장을 입고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이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영됐다. 신년사 발표 장소도 이전과는 달리 책이 있는 서재와 같은 분위기에서 뒷편에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이 걸려 있다. (출처: YTN 생방송 캡처) 2019.1.1

노동신문, 김정은 신년사 맞춰 한미에 변화 촉구

철도공사 ‘착공식’ 언급하며 ‘美 속도조절론’ 비난

북미대화 앞두고 ‘제재완화’ 의제 부각 의도 보여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북한 기관지 노동신문이 3일 남북·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의 착공식에 대해 “미국 때문에 착공식이 형식만 갖춘 반쪽짜리가 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철도·도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려면 미국·유엔 등의 ‘제재완화’가 필요하기에 이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금강산관광·개성공단 재개를 언급했기에 이를 이루기 위해서도 제재완화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이날 노동신문은 ‘북남관계는 조미관계의 부속물로 될 수 없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남관계는 북남관계이고 조미관계는 어디까지나 조미관계”라고 전하면서 미국 조야에서의 ‘속도조절론’을 비난하며 미국이 남북 민족 화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신문은 지난해 12월 26일 열린 남북 철도·도로 연결 관련 착공식에 대해 “행성의 그 어디를 둘러봐도 착공식을 벌려놓고 이제 곧 공사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라고 선포하는 예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전했다. 우리 측이 대북제재 문제 등을 이유로 실질적인 공사의 시작이 아닌 착공식만 하는 것이라고 설명한 것에 대해 불만을 표한 것이다.

이 신문은 또 “착공식에서 남측 관계자들은 ‘분위기가 조성돼야 실질적인 착공과 준공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번 착공식은 철도 연결을 위한 상징적인 첫 조치다’ ‘비핵화 문제가 전진하기 전에 남북관계 개선이 속도를 내는데 대한 미국의 불만이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실제적인 공사는 많은 산을 넘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을 달았다”며 “착공식이면 착공식이지 실질적인 착공이 아니라는 것은 무엇이고 당사자들이 모여 공사를 시작하자고 선포했으면 그만이지 누구의 승인이 있어야 실제 공사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전했다.

이어 “이는 참으로 외세가 강요한 또 하나의 비극”이라며 “북남이 어떤 우여곡절 끝에 이번 착공식을 벌리게 됐는지 그 사연을 알고 있는 대다수 사람들은 이 하나를 놓고서도 북남관계를 대하는 미국의 태도를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남북·북미 관계 등이 ‘한반도의 거대한 지각변동’이라고 표현하며 놀라운 변화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따지고 보면 형식은 있는데 내용은 없고 북남관계는 침체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미국이 북남관계 개선 움직임을 환영한다면서 실제로는 북남관계 개선에 차단봉을 내리고 있기 때문”이라며 “북남관계 속도조절론을 내세우는 미국의 진짜 속심은 무엇인가”라고 덧붙였다.

노동신문은 또 북미 관계의 속도 조절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신문은 “북남관계가 도대체 얼마나 전진했다고 조미관계에 맞춰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것이냐”라며 “북남관계가 이제 겨우 첫걸음을 뗀데 불과하다면 조미관계는 싱가포르 조미 수뇌회담 시점에서 한 발자국도 전진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속도조절론은 미국이 새롭게 들고 나온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북남관계가 미국의 전략적 이익을 해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도움이 되고 절실할 수도 있다는 것은 지나온 한 해를 통해 미국이 더 깊이 느낀 문제였을 것이다. 미국은 북남관계를 대하는 태도를 바꿀 때가 됐다”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미국을 비난한 것은 새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제재완화 의제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아울러 우리 측에는 철도·도로 공사를 비롯해 신년사에서 언급된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의도도 포함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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