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소비자동향지수 & 소비자심리지수 ⓒ천지일보 2018.12.31
올해 소비자동향지수 & 소비자심리지수 ⓒ천지일보 2018.12.31

3% 전망서 2% 중후반 하향
소비자심리지수 비관적 전망
주식시장 폭탄 ‘검은 10월’
‘금융위기 이후 처음’ 수식어 반복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올초만 해도 한국경제는 장밋빛 전망으로 점쳐졌으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오히려 10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라는 수식어들이 여러 차례 등장했다. 지난해에 이어 3%대 경제성장률을 이어갈 것이라던 전망치는 주요 연구기관들이 계속해서 하향 조정하면서 2% 중반대까지 내려앉았다.

한국은행만 해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7월 2.9%로 낮춘 뒤 10월에 재차 2.7%로 더 낮췄다. 이는 2012년(2.3%)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내년 역시 2.7%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부분의 연구기관들이 2.6%~2.7% 수준으로 조정했고, 낙관론을 고수하던 정부도 결국 지난 17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확정한 ‘2019년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올해 2.6∼2.7% 성장할 것으로 인정했다.

올해 경기 체감의 변화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를 통해 잘 알 수 있다. CCSI는 한국은행이 매월 실시하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산출하는 소비자동향지수 중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자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에 대한 6개의 개별지수를 표준화해 합성한 지수다. 100보다 높으면 낙관적이고 100이하면 비관적인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올해 2월부터 11월까지 CCSI를 보면 2월부터 6월까지 106~108을 유지했으나 7월부터 101로 떨어지더니 11월에는 96까지 하락했다. 곧 상반기만 해도 경제전망이 좋았지만 하반기부터 경기침체를 맞았다는 얘기다.

현재경기판단 소비자동향지수(CSI)와 향후경기전망CSI를 보면 갈수록 내수침체가 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지수가 100 이하로 떨어지면 비관적인 것을 의미하는데, 이 지수는 특히 현재 경기나 전망 모두 갈수록 60~70으로 떨어지고 있다.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어두운 전망으로 소비자들이 점점 더 지갑을 닫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까지 있었던 터라 농산물 가격이 폭등한 것도 지갑을 닫게 하는 데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도 폭탄을 맞았다. 지난해 유례없는 증시 호황에 코스피 3000시대도 가능하다는 기대감은 미국의 금리인상과 미중 무역 분쟁의 악재를 만나 보기 좋게 빗나갔다. 10월에만 금융위기 이후 10여년 만에 가장 낙폭이 큰 최악의 폭락을 맞으며 2000선까지 허물어지도 했다. 미중 리스크 해소 조짐으로 증시가 소폭 상승했으나 ‘검은 10월’로 국내 상장사 10대 주식보호의 주식자산은 15조원 넘게 증발했고, 시가총액 역시 261조원이 증발했다.

또 시총 1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셀트리온, 포스코 등은 최근 1년간 최저치 기록을 깨기도 했다. 현대차의 경우는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반토막이 나면서 국내 증시 하강에 기름을 부었다는 평가다.

특히 10월에는 외국인의 매도세 곧 ‘팔자’가 5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팔아치운 주식은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약 4조 5천억원이었다. 2013년 6월 미국의 통화긴축 우려로 인해 약 5조 1천억원이 빠져나간 이후 5년여 만에 최대 규모였다. 곧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투자한 자금을 다시 빼가는 움직임이 빨랐던 것이다.

얼어붙은 경기와 함께 계속되는 한미 금리 격차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게 했다. 한은은 작년 11월 6년 5개월 만에 1.25%에서 1.50%로 인상한 후 1년 만인 지난달 1.50%에서 1.75%로 한 차례의 추가인상을 단행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올해만 네 차례 인상으로 2.25~2.50%가 되면서 격차로 0.75%가 됐다.

미 연준이 내년 기존 3번에서 2번으로 인상시기를 늦추긴 했으나 현재 국내 경제 전망대로라면 내년에 한은이 금리를 추가로 올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 한미 금리차에 대한 고심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경기회복 여부와 물가안정목표 달성 가능성이 관건인데, 이는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게다가 1500조원(9월말 기준 1514조 4천억원)을 뛰어 넘은 가계부채도 발목을 잡는 요소로 자리하고 있다.

취업자 증가폭 역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9년 만에 최저치가 확실시 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11월 월평균 취업자 증가폭은 전년대비 10만 3000명에 그쳤다. 10만명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10년간 기록을 보면 2014년이 59만 8천명으로 가장 많았고, 2009년(-8만 7천명)을 제외하고 모두 50만~40만명대를 나타냈다. 금융위기 이후 유일하게 10만명대가 되며 절반 이상이 감소한 셈이다.

취업자수 감소에 영향을 준 건 역시 제조업, 도소매업, 건설업의 급격한 감소다. 이들 업종은 최근 5년 사이 매년 가파른 하락으로 현저하게 줄었고, 숙박·음식점업은 2016년까지 매년 증가하다가 작년부터 줄더니 올해 5년 전과 비슷한 수치로 감소했다. 반면 공공행정만 늘었으나 전체 비중이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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