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점을 운영하는 이호진씨가 2019년 새해 소망을 이야기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31
분식점을 운영하는 이호진씨가 2019년 새해 소망을 이야기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31

편의점 점장 “돈 많이 버는 한해 되길”

택시 기사 “다양한 사람과 대화 즐거워” 

카페 사장 “행복한 추억 선물하고 싶어”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지난해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최돼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하고 3차에 걸친 남북정상회담으로 평화의 시대를 알리는 등 2018년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보내고 2019년 기해년(己亥年) 새해가 시작됐다.

무술년의 아쉬움과 기해년 새해 소망에 대해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해에는 유독 스포츠 행사가 풍년이었다. 2월 평창동계올림픽, 6월 러시아월드컵,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등이 열린 가운데 경기를 응원하며 먹는 음식은 단연 ‘치킨’이다.

왕십리 골목에서 치킨 가게를 운영하는 송영욱(40대, 남,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씨는 스포츠 대목을 누리지 못했다. 송씨는 “경기도 좋지 않고 인건비도 올라 매출이 전년보다 10% 감소했다”며 “아르바이트 직원 채용이 부담돼 직접 가게 일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새해에는 경기가 회복돼 국민들 마음의 여유가 생겨 소비가 많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기륭씨가 2019년 새해 소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31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기륭씨가 2019년 새해 소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31

군대 제대 후 부모님 일을 도와 2년째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기륭(29세, 남, 서울 중구 서소문로) 점장도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해 답답해했다. 김 점장은 “최근 일주일간 최저임금과 관련된 기사를 살펴보면서 한숨만 난다”면서 “최저임금 8350원에 주휴수당까지 더하면 거의 1만원 가까이 돼 아르바이트 직원을 채용하기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이어 “새해에는 최저임금이 안정되고 경기가 회복돼 많은 손님이 가게를 많이 방문해 주셔서 돈을 많이 벌고 싶다”고 말했다.

25년째 택시운전을 하는 전은환(66, 남, 경기도)씨는 손님을 원하는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 하지만 최근 카카오 카플 문제가 대두되면서 오랫동안 해 온 일을 못 하게 될지 걱정하고 있다.

전 기사는 “택시 운전을 25년째 하면서 다양한 손님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참 좋다”면서 “이 일을 통해 자녀들 공부시키고 키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 카플 문제로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새해 소망에 대해선 “카카오 카플 문제가 잘 해결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웃으며 일했으면 좋겠다”라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10년은 더 택시 운전을 통해 많은 사람과 대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25년째 택시운전하는 전은환씨가 2019년 새해 소망을 이야기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31
25년째 택시운전하는 전은환씨가 2019년 새해 소망을 이야기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31

지난 여름 유난했던 무더위 때문에 힘들었다던 분식점 사장 이호진(40대, 남, 서울 마포구 공덕동)씨는 “여름 더운 날씨로 장사가 잘 안 돼 힘들었다”고 했다. 새해에는 “경기가 회복됐으면 좋겠고 ‘갑질’ 없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며 “주인으로서 손님에게 서비스를 잘하고 서로 존중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수제화 거리에서 구두를 제작하는 안병인(70대, 남, 서울 중구)씨도 새해에는 경제가 회복되기를 바랐다. 안씨는 “2017년에도 경기가 좋지않아 하루 12켤레를 팔았는데 2018년은 더 안좋아 하루 4켤레를 파는 수준이었다”라며 걱정했다. 그러면서 “경기가 활성화돼 국민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고 스스로 목숨 끊는 사람이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선임(40대, 여, 경기도 안양시 평천동)씨는 최근 카페를 열었다. 그간 자녀들을 키우며 경력단절로 취업의 어려움이 있어 창업으로 선회했다. 이씨는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새롭게 일자리를 구하기는 쉽지 않았다”며 “새롭게 시작한 일이 쉽지는 않지만 가게가 잘됐으면 좋겠고 많은 손님이 찾아와 커피 이야기도 하고 행복한 추억을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카페를 운영하는 이선임씨가 2019년 새해 소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31
카페를 운영하는 이선임씨가 2019년 새해 소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31

특히 지난해는 4.27 남북정상회담을 시작으로 5월, 9월로 이어진 3차례 남북 정상들의 만남으로 남북 간의 관계가 상당히 호전되면서 이산가족들의 희망이 커졌던 한해이기도 했다. 현재 정부는 올 초 남북 이산가족 화상상봉을 추진하고 있다.

실향민 1세대 윤일영(83, 남)씨는 “이산가족의 생사 확인이 하루빨리 되길 간절히 바란다”며 “죽기 전에 고향에 가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애타는 심정을 고백했다. 이어 “새해에는 남북관계가 좀 더 진일보해서 해방됐을 당시의 즐거운 함성이 다시 한번 한반도에서 울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10년간 현대아산에서 근무했고 통일에 관심이 많은 김재형 월드트레비조 사장은 “정권이 바뀌더라도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은 끊기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이어 “남북경협으로 중소기업들이 북한에 진출할 수 있는 것들이 단계적으로 진행됐으면 한다”며 “남북이 교류하는 것을 통일의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실향민 1세대 윤일영씨가 2019년 새해 소망을 얘기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31
실향민 1세대 윤일영씨가 2019년 새해 소망을 얘기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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