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도 정기국회와 임시국회가 여러 차례 열렸지만 의정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치는 흉작이었고 정치권은 올해 끝에서도 말썽이다. 지금까지 국민에게 실망을 주었고 불신과 질타를 받아왔으면 정신 차리고 스스로 국민 마음을 헤아려 잘 할 때도 됐건만 아직도 자기들만의 꽃노래타령이다. 정당 대표와 원내대표는 그 정당을 이끌어가는 정치지도자로 처신을 잘해야 함에도 갖가지 구설수에 올라 국민원성을 듣고 있는바 문제는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된다는 점에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라 뭇매를 맞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8일 중앙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임명장 수여식에서 장애자 관련 발언을 했다. “정치권에서는 말하는 것 보면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정신장애인이 많이 있다”고 한 이 발언에서는 ‘장애인=비정상’이라는 이 대표의 인식이 잘 드러나 보인다. 이날 발언에서 신체장애인, 정신장애인 등 말을 끄집어내면서 신체장애인들보다도 더 한심한 사람들이 정신장애인이라고 내비쳤던바, 이는 정치지도자가 사용할 표현은 아니라 할 것이다.  

정치인이 말을 많이 하게 되고, 당대표나 원내대표들은 각종 당내·외 행사에서 하는 역할들이 많아 자칫 실수할 수 있겠지만 이해찬 대표의 말실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이미 소문이 나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부터 야당을 향해 독설을 퍼붓더니만 올 10월 평양에 갔을 때는 ‘보안법 폐지 발언’으로 정치적 문제를 일으켰고, 이달 초에는 베트남 부총리와의 대화 과정에서 베트남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으로 사과하는 등 해프닝을 일으켰다. 또 필리핀을 ‘제일 못 사는 나라’라고 비유했다가 급히 시정하는 등 이 대표의 말실수로 인해 정치권 안팎에서는 말들이 많았었다. 그럼에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경솔하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정부 실태조사자료(2017)에 따르면 등록된 장애인은 약 267만명에 이른다. 가뜩이나 장애인을 위한 정책이나 시설, 지원이 열악한 상태에서 정치지도자들이 적극 나서서 좋은 대책을 강구하고 지원해 장애인들과 그 가족들의 불편을 해소하지는 못할망정 그들 가슴에 비수를 꽂는 망언을 하다니. 더욱이 “장애인을 폄하할 의도는 전혀 없었으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이 대표의 사과는 변명에 급급했으니 관련자들뿐만 아니라 국민이 뿔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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