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2018.12.30
ⓒ천지일보 2018.12.30

김동희 건축가
집을 짓는 동안 SNS를 유용하게 사용해서 집짓기가 잘 마무리 됐다고 SNS로 건축을 즐기는 사람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가장 부담 되는 일 중 하나가 SNS를 통한 소통이다.

오래전부터 알람을 무음으로 변경하며 시대를 앞서는 행동을 잘라낸 듯한 느낌이지만 지금에서라도 스스로 정리하지 않으면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 같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마음에서 불필요한 소통을 차단했다.

상대방은 따뜻한 마음으로 글을 적었지만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오해를 사거나 오해를 할 수도 있다. 그래서 SNS에서 이야기하는 행위에 신빙성이 없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왜 메시지를 보냈는데 제대로 읽지 않는지 질타를 받았던 기억도 있다. 이미 우리는 사이버 시대에 들어서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사실 미안하다. 그 누구보다 앞선 생각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하지만 한낱 온라인 메신저를 통한 대화로 서로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우리는 진실한 삶에 대해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생을 다 하면 그 순간 이 세상은 허구가 되는데 메신저는 그냥 편의를 위해 사용할 뿐이라는 것을 잊곤 한다. 그것에 감정을 싣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다.

이모티콘으로 억지스러운 감정을 남발하기 쉽다. 즐겁고 재미있는 메시지는 기대도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자신이 느끼는 감정의 상당 부분을 감추기 바쁘기 때문이다. 왜 메시지를 보지 않고 다른 이야기를 하는지 되묻는 사람도 있다. 그것은 대면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조와 표정을 제외하고 전산을 통해 전달된 활자만을 맹신하려는 생각이 기본에 깔린 것은 아닐까?

우리는 그저 말을 즐기는 사람이다. 즐기며 사는 하나의 생명체인데 메신저에 자신을 맡기는 모습은 과장된 포장일 수 있다. 그럼에도 다급한 마음에 시공사에게 스케치를 한 장 전송했다. 그리고 확인 차 전화를 했다.  전달의 기능으로는 존중하고 싶은 소통수단이다.

건축가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충분히 톡으로 해도 될 말을 전화로 했다. 진심을 전달하는 데에는 직접 목소리를 듣는 게 옳다는 생각을 한 번 더 하게 된다. 사람의 친근한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싶은 욕심을 메신저가 대신할 수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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