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근무 중 숨진 고(故)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29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故김용균 2차 범국민추모제’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29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근무 중 숨진 고(故)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29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故김용균 2차 범국민추모제’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29

故 김용균씨 2차 범국민 추모제
“말로만 하는 위로는 필요 없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내 아들 용균아 그렇게 인간 대접 못 받고 일한 거 생각하니 원통해 억장이 무너지는구나. 긴긴밤 그 많은 일을 하느라 고군분투했을 내 아들, 배고프면 짬 내서 겨우 컵라면 하나로 끼니를 때웠던 내 아들 열심히 일한 죄 밖에 없는데….”

올해 마지막 주말인 29일 오후 노동자를 비롯한 5000여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이 두꺼운 점퍼를 입고 꽃 한번 제대로 펴보지 못한 24살 어린 나이에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 도중 세상을 떠난 고(故) 김용균씨를 추모하기 위해 서울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상 앞에 모였다. 이들은 ‘우리가 김용균이다’, ‘사람답게 사는 세상 김용균과 함께 가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근무 중 숨진 고(故)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29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故김용균 2차 범국민추모제’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29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근무 중 숨진 고(故)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29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故김용균 2차 범국민추모제’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29

추모식에 참석한 어머니 김미숙씨는 ‘고(故) 김용균씨 2차 범국민 추모제’ 연단에 올라 아들에게 쓴 편지를 낭독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만남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김씨는 “왜 생때같은 내 아들을 잃어야 하는지 억울해 미치겠다. 용균이의 억울한 죽음은 문 대통령이 약속을 지켰다면 막을 수 있었던 죽음이었다”며 “말로만 하는 약속, 위로는 필요 없다. 용균이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상이 밝혀지지 않고 그에 따른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문 대통령을 만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올해 마지막 주말인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차 범국민 추모제 참가자들이 고(故) 김용균씨를 추모하기 위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29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올해 마지막 주말인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차 범국민 추모제 참가자들이 고(故) 김용균씨를 추모하기 위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29

김용균씨의 동료로서 마이크를 잡은 노훈민 한국발전기술지부 분당지회장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반드시 이뤄지도록 함께 싸우겠다”며 “용균아 보고 있니. 형이 정규직화 반드시 이뤄낼게”라고 울먹였다.

앞서 김씨는 이날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 굴뚝 농성장 앞에서 연 스타플렉스(파인텍 모회사)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의 ‘굴뚝농성 408+413일 굴뚝으로 가는 희망버스’ 문화제에서도 연대 발언을 했다.

이 자리에서 김씨는 “회사가 비정규직을 마구 유린하고 학대해도 아무 대응 못 하고 당해야 한다”며 “너와 나, 따지지 않고 크게 한목소리 내야 (이런 상황을) 바꿀 수 있다. 바뀔 때까지 끝까지 함께 가자”고 말했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올해 마지막 주말인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차 범국민 추모제 참가자들이 고(故) 김용균씨를 추모하기 위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29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올해 마지막 주말인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차 범국민 추모제 참가자들이 고(故) 김용균씨를 추모하기 위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29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故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처벌 시민대책위원회’가 주최한 이날 추모제 참석자들은 집회 이후 청와대까지 행진했다.

고(故) 김용균씨는 태안화력발전소 하청업체 한국발전기술에서 ‘연료환경설비운전’으로 1년 계약직으로 일하다 지난 11일 새벽 태안화력 9·10호기 석탄운송용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했다. 당시 김씨는 협력 업체인 한국발전기술 근로자 소속으로 석탄운송 관련 작업을 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개정안이 지난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른바 ‘김용균법’ 골자는 원청 사업주가 하청 노동자의 안전 관리까지 책임지도록 산업 재해 예방 의무를 확대하고, 노동자가 일하다 사고로 사망했을 때 사업주와 법인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올해 마지막 주말인 29일 오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씨를 추모하기 위해 참석자들이 묵념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29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올해 마지막 주말인 29일 오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씨를 추모하기 위해 참석자들이 묵념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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