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전기 불화 ‘감로도’ 고국 품으로 귀환
조선전기 불화 ‘감로도’ 고국 품으로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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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류간사 주지 에지마 고도(63) 씨로 부터 기증된 조선 전기 대형 불화 ‘감로도’. 지금까지 알려진 16세기 감로도 중 비교적 대형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제공: 국립중앙박물관)

日 류간사 소장, 보존 상태 양호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일본 교토 류간사 주지인 에지마 고도(63) 씨가 조선 전기에 제작된 대형 불화 1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해 화제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은 일본인 에지마 고도씨로부터 ‘감로도’라고 불리는 조선 전기 대형 불화 1점을 기증받았다고 2일 밝혔다.

전체 크기 322×281cm에 화면은 240×245cm로 지금까지 알려진 16세기 감로도 중 비교적 대형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내에 남은 것 중 가장 오래된 보석사 감로도(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보다 제작시기가 빠른 것으로 나타나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감로도’는 부처의 수제자인 목련존자가 먹지 못하는 고통에 빠진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아귀도에서 의식을 베푸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다. 화면 중앙에는 거대한 시식단(施食壇)이 차려져 있으며, 역대 제왕ㆍ왕후ㆍ신하와 더불어 비참한 죽음을 맞은 여러 영혼이 의식에 참석해 부처의 가르침인 감로(甘露)를 받아 구제받는 과정이 한 화면에 그려져 있다.

기증된 ‘감로도’는 일본 교토에 있는 류간사(龍岸寺)에서 전래돼 오던 것으로, 일본의 겐로쿠(元祿, 1688~1703) 시대부터 소장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기증자인 사찰 주지 에지마 고도 씨는 “이 불화가 한국의 문화재라는 사실을 관련 학자들로부터 전해 듣고, 한국의 문화재는 그것의 의미와 가치를 가장 잘 알아 줄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취지로 기증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 사진 왼쪽부터 조선 전기 불화‘감로도’를 기증한 일본 류간사 주지인 에지마 고도(63) 씨와 니시야마 마사루 관서학원대학 문학부 교수, 박방룡 국립중앙박물관 유물관리부장 순이다. (사진제공: 국립중앙박물관)

최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고려불화대전’에 출품된 고려불화의 대다수가 일본의 사찰과 박물관 소장품인 점을 미루어 볼 때, 에지마 고도 씨의 이번 조선 불화 기증이 갖는 의미는 대단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개관 이래 23명의 일본인으로부터 1444점의 우리 문화재를 기증받았으며, 이중 최대 기증자는 지난 1987년 1082점의 기와를 기증한 이우치 이사오 선생이라고 전했다.

이번에 기증된 감로도의 보존 상태는 화면 일부에 긁힘과 일부 결손부가 있는 점을 제외하면 대체로 양호한 편인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은 기증 받은 감로도에 대한 응급 보존처리와 수입 등록(증7551)을 마쳤으며, 본격적인 보존처리가 완료되는 내년에 특별 공개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국립중앙박물관은 아무런 조건 없이 귀중한 문화재를 기증한 에지마 고도 씨에게 내년 특별 공개 때 초청, 감사패를 증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물관 측은 “이번 기증은 일본으로 유출되었던 우리 문화재가 일본인 소장자의 자발적인 의사로 고국에 돌아오는 뜻 깊은 사례로, 향후 국외 유출 문화재의 환수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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