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남(68, 여,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 남서지부, 왼쪽)씨와 서원자(61, 여, 택시경력 25년,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 강서지부)씨가 26일 국회 앞 단식농성장에서 카풀 서비스와 그로 인한 어려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27
김종남(68, 여,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 남서지부, 왼쪽)씨와 서원자(61, 여, 택시경력 25년,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 강서지부)씨가 26일 국회 앞 단식농성장에서 카풀 서비스와 그로 인한 어려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27

생업접고 카풀반대 농성시작

“카풀, 잘못된 공유경제사례”

“하루일해도 10만원 못번다”

영업손해 보상책 마련 촉구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죽을 각오로 나왔습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지만 그래도 우리의 삶을 되찾기 위해서 누구라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니 제발 법대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카풀은 엄연한 불법입니다.”

손발이 얼어붙을 것 같은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26일 국회 앞 단식농성장에서는 40여년간 택시를 운전했다는 김종남(68, 여,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 남서지부)씨와 서원자(61, 여, 택시경력 25년,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 강서지부)씨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들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며 12일째(26일 기준)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카풀 서비스는 잘못된 공유경제 시스템이며 이로 인해 택시업 종사자들의 생활여건이 처참하게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었다.

김씨는 “카풀은 출퇴근하는 이웃끼리 같은 차량을 이용하라고 하는 것이지 돈을 벌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카카오는 카풀 앱(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손 하나 대지 않고 20%의 이익을 챙겨간다. 이건 잘못된 공유경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카풀앱을 사용해 운전하는 사람들은 특별한 자격이 없이도 손님을 태울 수 있고, 규제가 없다”면서 “그에 반해 우리 같은 영업용 차량 운전자들은 건강진단서에, 차량 점검에, 교육까지 규제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격도 없이 운행하는 것을 무슨 근거로 허용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다른 어떤 것보다도 택시업 종사자들의 생계가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택시들은 6년마다 새 차량으로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빚을 내서까지 유지하려는 사람들이 태반이라고 했다.

게다가 4~5년 전 택시를 시작한 사람은 서울시에서 7500만원의 대출을 지원해줬다고 했다. 영업이익을 통해 이를 갚아나가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니 그 돈이 고스란히 빚이 됐다는 말도 했다. 이 같은 어려움을 가진 한 택시기사는 전날 농성장을 찾아 한참이나 울다가 돌아갔다고 했다.

서원자(61, 여, 택시경력 25년,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 강서지부)씨가 26일 국회 앞 단식농성장에서 카풀 서비스와 그로 인한 어려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27
서원자(61, 여, 택시경력 25년,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 강서지부)씨가 26일 국회 앞 단식농성장에서 카풀 서비스와 그로 인한 어려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27

이날 농성장을 찾은 다른 택시기사들도 어려움을 호소했다. 한 택시기사는 “어제도 하루종일 일했지만 돈 10만원도 벌지 못했다. 요즘은 10~15시간 일해도 그렇다”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항상 사람이 먼저라고 말했지만 지금 정책은 서민을 밟아 죽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씨는 “한 개 회사를 위해서 30만명의 택시기사를 말살시키려는 정책을 정부가 대책 없이 진행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며 “우리 2명이 목숨을 내놓고 단식해서 정부와 국회에 경종을 울리고 잘못을 바로잡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책을 시행하면서 손해가 발생하고 있다면 그에 따른 적절한 피해보상이 필요한 것이 당연하지 않겠느냐”며 “생계가 걸린 문제인데 ‘나몰라라’하고 정책만 시행한다면 결코 서민을 위한 것이라 할 수 없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81조는 자가용 승용차의 유상 운송행위를 금지하면서 예외적으로 ‘출퇴근 때 승용차를 함께 타는 경우’ 즉 카풀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출퇴근 때’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어 어디까지가 법이 허용하고 있는 카풀인지 문제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택시카풀태스크포스는 오는 28일 오전 사회적대타협기구 출범을 위한 관계자 사전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참석이 확정된 인사는 민주당 전현희 택시카풀TF위원장, 박권수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회장, 강신표 전국택시노조연맹 위원장, 구수영 전국민주택시노조연맹 위원장(대리 참석), 김정렬 국토교통부 제2차관, 김경욱 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장,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등이다.

26일 김종남(68, 여,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 남서지부, 왼쪽)씨와 서원자(61, 여, 택시경력 25년,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 강서지부)씨가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농성장. ⓒ천지일보 2018.12.26
26일 김종남(68, 여,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 남서지부, 왼쪽)씨와 서원자(61, 여, 택시경력 25년,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 강서지부)씨가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농성장. ⓒ천지일보 2018.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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