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면 편집인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지 어느덧 두 해를 넘기고 있다. 특히 금년 한 해 소위 진보 정권의 적폐청산이 본 궤도에 들어서면서 낡고 부패한 관행들이 설 곳을 잃어가는 듯한 긍정적 신호가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내로남불’이라는 단어를 피해 갈 수는 없었고, 천정부지 치솟던 지지율도 물거품이 되고 일장춘몽이 되는 안타까운 현실을 국민들이 실감하는 한 해가 아니었나싶다.
‘그 밥에 그 나물’이며 ‘도토리 키 재기’라는 속담 역시 피해가질 못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 어느 해 내지 어느 정권에서도 시도하지 못했던 긍정의 측면도 일일이 나열하지 않아도 분명 있었으니 서운해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그 긍정 역시 현실감각 없는 이론과 상상과 감정에 호소하는 무책임한 행정과 국정운영이었다면 지나친 지적일까.

아무튼 훗날 역사는 긍정과 부정 또는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한 심판을 반드시 하게 될 것이다. 국정운영은 예행연습이 필요 없으며 국정은 오직 현실이라는 점을 몰라도 너무 몰랐던 것이 아쉬웠고 화근이었으리라. 

그러한 와중에서도 무엇보다 특이한 현상은 ‘보수궤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보수 정당과 인물들의 추락은 회복 불가능 상태까지 가는 듯해 보였으나 소위 문재인 정부의 실정(失政)에 가까울 정도의 저조한 민생과 경제 성적이라는 복병을 만나 숨어서 눈치만 보던 보수와 보수의 거물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음흉한 고개를 살포시 내밀게 하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하고 말았다.

이는 과거정권의 실정에 대한 반대급부로 문재인 정권이 들어설 수 있었듯이, 아집과 무지의 실정을 자초한 현 정부의 무능은 도돌이표가 되어 포식자들의 먹잇감이 되려는 움직임이 역력히 포착되고 있다.

점입가경인 것은 포식자 즉, 과거 실정의 주역들이 기지개를 펴면서 먼저 기웃거리는 1순위는 바로 종교세력이니, 다시 말해 그동안 정치권력과 하나 돼 기득권을 누려왔고 동지였던 기독교 단체와 지도자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는 현실이다. 물론 표를 의식해서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소위 보수 지도자들로 지칭되는 인물들의 최근 행보는 어김없이 철새가 되어 둥지를 찾아가는 형국이 연이어 보도되면서 의식 있는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새 정부 들어 과거 적폐의 한 축이었고, 소위 박근혜 전 대통령과 그 향수에 젖어 미련을 못 버리고 태극기면 족할 텐데 성조기까지 들고 온 거리로 뛰쳐나와 문재인 정권 타도를 외치던 바로 그 세력이다.

이들 또한 같은 기독교이면서 서로 이단이라며 내면의 불씨를 안고 사는 가톨릭 세력에 밀려 잠시나마 찬밥신세로 전락해 있던 차에 만난 절호의 찬스다. 

때를 놓칠세라 2019년 3월 1일 즉, 100주년을 맞게 되는 삼일절은 종교기득권자들에게 있어 날개를 다는 계기를 삼고자 온갖 모략을 다 세우고 있는 것이다.

일석이조(一石二鳥), 부패로 흩어지고 무너지는 교회를 다잡는 기회로 삼고, 손짓하는 포식자들의 먹잇감을 자초하며 새로운 세상을 넘볼 수 있는 좋은 빌미가 됐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부패와 타락으로 무너진 기독교 특히 한기총은 더 이상 일어설 힘이 없다. 속을 모르는 포식자들은 그래도 먹을 게 있는 줄 착각하고 다가서고 있지만 이미 기독교는 속빈 강정이 되고 말았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헌법 제20조를 통해 대한민국 국법은 ‘정교분리(政敎分離)’를 분명히 적시해 놓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 나라 위정자들은 자기와 자기 세력의 권력과 유지를 위해 스스로 국법을 파괴시킨 범법자들이었으니 이는 훗날 반드시 심판대에 오르게 될 것이다.

그러함에도 아이러니한 것은 기회만 되면 못된 버릇이 습관처럼 준동하니 언제나 철이 들 것인가.

이들의 근본과 태생은 일본 천황 만세를 부른 친일행적부터 시작해 삼선개헌, 5공 찬양 등 애초부터 공생관계였으며, 그러한 불법관계로 땅의 법도 하늘의 법도 무시한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질러 왔음을 역사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

우리 속담에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했다. 틈만 보이면 준동하는 악의 궤궤를 이젠 온 국민이 알게 됐으니 이 땅에 발붙일 곳이 없을 게다.

지금까지의 어지러운 세상은 종교와 정치의 본질을 떠난 권력화 현상이 온갖 부정과 부패를 양산해 왔으니 다가오는 새해는 불법이 청산되고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기해년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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