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칼럼] 자업자득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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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말만 잘 전달한다고 외교가 잘되는 것은 아니다. 한 나라의 외교를 지휘할 장관은 지워진 역할이 외교이니만큼 각 나라의 대소사를 잘 알고 있어야 무난한 지휘를 할 수 있다. 그 나라의 언어에 능통한 것과는 다른 문제이다. 물론 언어에 능통하면 말하고자 하는 것은 확실히 전달할 수가 있다. 그러나 그뿐이다. 

말은 목적이 담겨있다. 해당 목적을 이루려면 그 말을 듣고 목적물을 내줄 사람의 형편을 먼저 알아야 더 적절한 표현이나 방법을 모색할 수가 있다. 각국의 외교라인이 서로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상호 효익이 있기 때문이다. 관계에 득이 없다면 또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라인이라면 자연스레 사장당하기 마련이다. 우리나라 외교라인이 바로 지금 그런 모양새이다. 

외교 수장의 행보가 미미하다. 대통령의 수행 외에는 드러나지 못하고 있다. 주요한 협상을 주도하지도 못하고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별다른 항의도 없이 무한대의 포용만 하고 있다. 오히려 남북정상회담의 합의내용을 미리 전달받은 미국이 외교부 장관에게 항의 전화를 했는데도 외교부 장관은 아는 바가 없어 상대도 하지 못했다. 남과 북의 변화로 인해 미국과 중국은 물론 일본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각국의 입장 표명으로 또한 중장기 안목으로 외교라인을 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외교라인은 집만 지키고 있다. 

지정학적 입지에 땅덩어리도 크지 못한 우리나라에게 외교란 매우 중요하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우리나라에 수많은 침략과 전쟁 속에서도 우리나라를 지켜왔던 힘이다. 그런데 작금의 정부에는 외교활동이 없다.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자리에 전략이 없는 지휘관이 자리했기 때문이다. 전략을 컨트롤 하는 장군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관련분야의 전공은 물론 크고 작은 전투에 임하여 다양한 실전을 수행하고 전세를 손바닥처럼 읽고 적군의 사령관은 물론 해당 국가의 상황까지 파악해 전략을 세우고 전장의 입지와 지형은 물론 군사력까지 세세히 파악한 후 전술을 펼친다. 

왜 외국의 인사들이 항의하고 그동안 만났던 외교관의 행방을 물어볼까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 그들은 말을 하고 싶어도 지금 눈앞에 있는 외교관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관계이다. 인재를 바꿔서 등용해 새로운 바람으로 외교를 이끌어 간다는 취지이지만 해당 부서의 전문성은 존중돼야 한다. 장차관이 모두 주력라인에서 벗어난 사람을 등용했으니 그동안 그들과 관계를 쌓아온 상대 국가의 라인은 일단 멈춤이 되어 버릴 수밖에 없다. 다시 이들과 관계를 쌓아야 하는지, 그들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기 위해서이다. 

나라 안팎이 편안한 상태라면 시간이 있겠지만 상황이 변하고 있고 국제 정세가 불안한 상황에서 이러한 외교라인은 매우 위험하다. 당장 급박하게 벌어지는 협상에서 진가를 발휘해야 할 라인들이 제대로 움직여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외교라인의 활발한 활동이 없으면 우리에게 유리한 협상이 되지 못한다. 그리고 그 협상의 결과는 우리나라의 입지는 물론 경제상황을 더 조이게 만들 것이다. 우세하다고 생각하는 한 라인만 잡는다고 풀리는 문제가 아니다. 항상 변수는 생기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외교라인으로 정보를 입수하고 관계를 유지해 유사시 도움의 라인을 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른 어떤 라인보다 전문성과 상황판단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처럼 복잡한 국내외 정세 속에 우물 안 개구리로 동면하고 있는 우리의 외교라인이 안타깝다. 핫라인에 그들만 통하는 문화 속에 동문서답의 생뚱맞은 장관이 그들을 제어하고 주도하기는 꽤나 어려운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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