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성탄전야인 25일 자정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에서 아기 예수 구유 예절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25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성탄전야인 25일 자정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에서 아기 예수 구유 예절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25

예수 언제 태어났는지 아무도 몰라
“원래는 12월 25일 아닌 1월 6일”
과학계 “탄생일 겨울 아닐 수 있어”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오늘은 12월 25일 성탄절이다. 이에 기독교계뿐만 아니라 타 종교들은 일제히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을 실제 예수 탄생일로 봐야 하는지를 두고 여전히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실제로는 예수가 언제 태어났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이유에서다.

예수 탄생을 기념하기 시작한 것은 로마제국이 기독교를 공인한 313년 이후 23년 뒤인 336년부터다. 공식 축일로 격상된 것은 379년부터다. 그전까지는 오늘날 공현절이라 부르는 1월 6일이 예수 탄생기념일이었다. 그런데 왜 12월 25일로 바뀌게 됐을까.

일각에서는 성탄절로 기념하는 12월 25일이 페르시아 태양신의 탄생일이라는 것과 예수의 탄생이 겨울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12월 25일을 예수의 탄생일로 정한 최초의 기록은 336년경 로마의 한 달력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당시 달력을 편집한 필로칼루스는 로마의 순교자 축일을 편집하며 예수의 탄생일을 12월 25일로 표시하고 모든 순교자의 축일 앞에 뒀다. 이때 로마는 이날을 1년의 시작으로 삼았기에 가능했다.

이는 로마의 풍습과도 연관이 있다. 당시 로마에서는 페르시아인들의 태양신 ‘미트라’의 탄생일을 명절로 여기던 관습이 있었다. 이들은 12월 25일을 태양이 소생하는 날이자 미트라의 축일로 기념했다. 미트라 신은 인도‧유럽 민족이 섬겨왔으나, 이후 로마 군인과 병사 사이에서 숭배돼 유럽 각지에 퍼져나갔다.

이에 기독교인들이 이교도들의 명절에 기독교의 최고 명절을 대입해 유럽의 모든 원시 종교를 흡수하려 했다는 가설이 있다. 아울러 이 시기에 태양이 지평선의 가장 낮은 지점으로부터 다시 올라와 이 우주에 빛을 주는 날이라는 측면에서 동지였던 25일을 예수의 탄생일로 택하게 됐다는 주장도 있다.

또 과학계에서는 예수의 탄생이 겨울이 아닐 수 있다고 말한다. 예수가 태어난 베들레헴이 있는 팔레스타인은 기후가 여름과 겨울 두 계절로 나뉘는데, 겨울인 12월부터는 우기(雨氣)가 시작돼 맑은 하늘이 드물어 동방박사가 별을 보고 왔다는 게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또 겨울인 12월경에는 팔레스타인 지방도 눈이 많이 오고 추워서 가축들도 우리 안에서 지내게 되는데, 성경 누가복음 2장에는 ‘그 지경에 목자들이 밖에서 밤에 자기 양 떼를 지키더니’라고 기록돼 예수 탄생 시기가 여름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러나 이 같은 예수 탄생일에 대한 논란을 두고 기독교계는 날짜보다는 예수 탄생이 인류에게 주는 의미를 되새기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예수의 탄생이 주는 의미는 크다. 혈통으로만 이어졌던 이스라엘 선민의 자격이 예수의 탄생으로 말미암아 영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예수를 믿음으로 누구에게나 신의 선민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예수는 그를 믿는 백성에게 다시 오겠다고 약속했다.

대부분 목회자는 다시 오겠다는 약속보다는 어려운 이들을 돕고 서로 평화를 이루자는데 성탄의 의미를 더 두고 있다.

따라서 크리스마스는 ‘예수의 생일’은 아니지만, 그 탄생을 경축하는 오랜 전통의 기념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한편 성서에 따르면 예수는 하나님이 구약 선지자들에게 예언한 대로 탄생했으며, 하나님의 품에 있었던 유일한 하나님의 아들이다. 예수는 죄가 없었지만, 육신을 입고 태어나 하나님이 약속한 예언을 모두 이룬다.

일테면 예수를 가진 마리아와 요셉이 베들레헴에서 애굽으로 건너가기까지의 상황조차도 어쩔 수 없이 이동한 것처럼 보이나, 사실은 구약 선지서에 예언이 돼 있던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 예언대로 이루어졌다. 이 같은 사실은 신앙인들에게 있어서 약속한 것을 반드시 이루는 하나님을 믿는 근거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기독교 신앙인들이 믿는 믿음은 약속하신 하나님이 반드시 그 약속한 것을 이룬다는 믿음이며, 또 이뤄질 때 보고 이뤄진 것을 믿는 믿음이다. 또 예수의 행적이 스스로가 만든 것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믿음을 더해주는 대목이다. 더 나아가서 예수가 신약을 통해 다시 올 것을 약속한 그 예언에 대한 믿음의 바탕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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