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예술대학교 전경.
대구예술대학교 전경.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학생들과 교수협의회가 공동으로 학교 측과 대립하는 등 극심한 학내분규가 벌어지고 있는 대구예술대학교에서 갈등하던 교수가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해 파장이 일고 있다.

24일 칠곡경찰서 등에 따르면 대구예술대 시각디자인학과 A(56)교수는 지난 22일 오후 8시께 대학 건물 3층 복도에서 숨진 채 동료 교수에게 발견됐다.

뉴시스에 따르면 A교수는 A4 용지 3장 분량의 유서를 통해 학교 측이 민원인도 없는 투서를 근거로 검찰조사를 받게 했다며, 조사내용이 터무니없고 근거도 없어 무혐의가 나올 것으로 보지만 근거도 없이 검찰조사를 받게 하는 것은 용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2014년 편입생 만학도의 성적 및 불법 졸업심사 등을 거론하며 “총장 주변 측근들이 지속적으로 괴롭혔다”고 밝혔다.

이 학교 학생들과 교수협의회는 A교수가 유서에서 거론한 ‘편입생 만학도의 성적 및 불법 졸업심사’에 대해 ‘제2의 정유라 사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14년 편입한 여학생이 학교를 단 한 번도 나오지 않고 졸업작품전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교수들조차도 모르게 졸업시킨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의혹을 최초로 제기했던 인물은 A교수였다.

교수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A교수가 학교의 갑질 횡포와 마녀사냥식 조사에 억울함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어 비통하다”며 “A교수는 학교비리 진상조사를 총장에게 요구했지만 총장은 이를 묵살하고 오히려 고인의 사과를 요구했다”고 비판했다.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도 애도성명을 통해 “A교수가 자신의 귀한 목숨을 끊으며 비민주적 대학권력의 만행을 세상에 고발했다”며 “거짓과 독선의 부당한 힘이 여전히 대학에 횡행하고 있는 현실에 깊게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연합회는 교육부가 즉시 재단법인 세기학원과 대구예술대학에 대해 철저히 감사해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고 그 결과를 지체 없이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