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6월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의 카펠라 호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출처: 뉴시스)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6월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의 카펠라 호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기획팀] 서로 ‘말폭탄’을 주고 받던 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역사적 첫 만남은 2018년 한해 지구촌의 이목을 집중시킨 최고의 장면이었다. 

미국과 중국 ‘G2’가 관세를 시작으로 촉발한 무역전쟁은 글로벌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고 경제뿐 아니라 정치, 군사 등 패권 경쟁으로 격화하고 있다.

이 외에도 전 세계에 확산한 난민 문제, 사우디아라비아의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 수많은 희생자를 낸 자연재해 등이 올 한 해 전세계인들의 이목을 모았다.

천지일보는 올해 국제 10대 뉴스를 다음과 같이 선정했다.

1. 북미회담 ‘비핵화·제재완화’ 줄다리기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남북한과 미국의 정상외교는 숨 가쁘게 진행돼왔지만 북미는 내년 초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와 ‘제재완화’를 놓고 서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줄다리기에 들어가면서 교착 국면에 들어섰다.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6.25전쟁 발발 후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 이후 최초의 정상회담을 가졌다. 북미는 ▲새로운 북미관계 구축 ▲한반도 영구적 평화구축 노력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합의한 ‘판문점선언’ 재확인 ▲한국전쟁 전쟁포로·실종자 유해 송환 등 4개 항목에 합의했다. 이어 9월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편지를 전달해 2차 북미정상회담을 요청했다.

하지만 북미대화는 다시 경색되기 시작했다. 9월 2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북미 간 신뢰 없이 일방적 핵무장 해제는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또 11월 8일 예정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간의 고위급회담은 같은 달 6일 북한의 요구로 돌연 취소되면서 북미대화는 중단됐다.

이는 북한이 체제안정과 경제성과를 위한 제재완화를 요구하면서 양측의 대화가 중단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미국은 비핵화 없이는 제재완화는 없다고 말하면서 양측은 팽팽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초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며 장소는 세 곳 정도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2차 북미회담에서 비핵화와 제재완화를 두고 어떻게 조율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2. 관세 보복에 더럽혀진 미중 무역전쟁

상대국에 타격을 입히기 위해 ‘관세’를 더 높여가며 벌인 G2(미국, 중국)의 무역전쟁에 2018년 세계 경제는 살얼음을 걸었다.

지난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안에 서명하면서 미중 무역분쟁의 서막이 올랐다. 이후 세 차례에 걸친 양국의 무역협상이 결렬되자 6월 15일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 부과를 강행했고 전쟁이 본격화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중 기업인 행사에 시진핑 국가주석과 함께 참석해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출처: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중 기업인 행사에 시진핑 국가주석과 함께 참석해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출처: 뉴시스)

중국은 바로 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면서 맞불을 놨다. 이후 미국은 10월까지 5번 이상의 추가 보복관세 조치를 취했고 중국도 보복으로 대응하며 전쟁은 확산일로를 거듭했다.

12월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25% 상향 적용을 봄까지 유예하면서 전쟁은 잠시 소강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전쟁이 기술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만큼 장기화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 지구촌 곳곳 자연재해 ‘몸살’

올해 지구촌 곳곳에서 태풍과 산불, 지진, 폭염 등 각종 자연재해가 끊이지 않고 일어나 몸살을 앓았다. 미국은 허리케인 마이클과 플로렌스로 큰 피해를 입었고 아시아 역시 제비, 망쿳, 콩레이 등의 태풍 피해가 잇따랐다.

유럽에서는 폭염과 가뭄으로 인명피해가 속출했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3500명 이상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미국에선 11월 역대 최악의 산불이 발생해 수십억 달러 피해를 가져왔다. 외신은 올해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액이 1460억(164조) 달러에 달했다고 전했다.

4. 카슈끄지는 누가 죽였나

사우디아라비아 왕정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미국에서 활동하던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10월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살해돼 국제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의혹을 부인하던 사우디 당국은 결국 카슈끄지가 정보요원과 몸싸움 도중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인정했으나 여전히 왕세자 배후설은 극구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터키 측에서 살해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 등을 공개하면서 국제사회가 사우디 측에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5. 극우·포퓰리즘 물결 확산

글로벌 금융위기 후 지속되는 경기침체로 인해 글로벌리즘과 자유무역 질서에 대한 불신이 심화되면서 세계 각국에서는 자국 우선주의, 극우, 포퓰리즘이 본격적으로 부상했다.

이탈리아에서는 5월 서유럽 사상 최초의 극우 포퓰리즘 정부가 탄생했으며 7월에는 ‘멕시코 좌파 트럼프’라고 불리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가, 10월 브라질 대선에서는 ‘브라질 트럼프’로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가 당선되는 등 중남미 주요국가에서도 스트롱맨 바람이 불었다.

6. 태국동굴 소년들 전원 구조 성공

【마에사이=AP/뉴시스】 지난 23일부터 소년 축구선수 12명 등 13명이 들어간 뒤 홍수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연락도 없는 태국 치앙라이주 탐루앙 동굴 입구에서 30일 구조대들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진흙탕 물 속으로 들어갈 차비를 하고 있다. 입구에서 아이들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구릉까지는 2~3㎞ 거리다. 2018. 7. 1.
【마에사이=AP/뉴시스】 지난 23일부터 소년 축구선수 12명 등 13명이 들어간 뒤 홍수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연락도 없는 태국 치앙라이주 탐루앙 동굴 입구에서 30일 구조대들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진흙탕 물 속으로 들어갈 차비를 하고 있다. 입구에서 아이들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구릉까지는 2~3㎞ 거리다. 2018. 7. 1.

지난 6월 23일 태국의 한 동굴에 갇혀 실종된 축구클럽 소속의 소년 12명과 코치 1명이 17일만에 극적으로 구조돼 전 세계가 환호했다. 태국 당국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날아온 다국적팀이 구조에 나섰다.

소년과 코치는 실종 열흘 만에 영국 다이버들에 의해 발견됐다. 전 세계인들이 구조를 기원했다. 결국 7월 8∼10일 3차례 작전으로 전원 무사히 구조에 성공했다. 기적의 생환 드라마를 만들어낸 태국 당국과 다국적 구조대는 전 세계의 박수와 찬사를 받았다.

7. 세계경제 둔화 우려에 신흥국도 위기

미국 뉴욕 증시 폭락으로 글로벌 시장이 패닉상태에 빠지는 등 세계 경제의 위험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됐다. 국제유가는 10월 초 고점 대비 30% 넘게 떨어졌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신흥 시장도 위기를 맞았다.

아르헨티나는 페소화 폭락으로 지난 6월 IMF에 국제금융을 신청했으며 터키, 파키스탄 등도 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 중국의 경우 위안화 가치가 계속 하락 중인데다 3분기 성장률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6.5%에 그쳤다.

8. 세계로 번진 ‘난민 앓이’

유럽 대륙의 ‘뜨거운 감자’였던 난민 문제는 이제 아시아와 아메리카로 전방위 확산했다. 미얀마에 살던 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 민족 73만명이 국경을 넘어 도피하는 과정에서 수천명의 목숨을 앗아간 ‘인종청소’ 논란은 국제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북중미는 범죄와 가난을 피해 조국을 탈출한 이주자 행렬인 ‘캐러밴’으로 홍역을 치루고 있는 가운데 이탈리아와 헝가리 등 유럽 각국은 올해 들어 ‘반(反)난민’을 기치로 내건 정권이 출범하며 빗장을 걸어 잠구는 모양새다.

9. 美중간선거, 민주당 하원 장악

6일 미 중간선거에 참여한 메릴랜드주 유권자가 투표소에 들어와서 투표용지를 받은 뒤 기표하기 위해 빈 부스로 가고 있다. 여기서 기표가 끝나면 옆에 설치된 전자기기에서 스캔해 보내야 투표가 끝난다. (출처: 뉴시스)
6일 미 중간선거에 참여한 메릴랜드주 유권자가 투표소에 들어와서 투표용지를 받은 뒤 기표하기 위해 빈 부스로 가고 있다. 여기서 기표가 끝나면 옆에 설치된 전자기기에서 스캔해 보내야 투표가 끝난다. (출처: 뉴시스)

11월 6일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속한 공화당은 상원은 수성하며 체면을 지켰다.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은 중산층 추가 감세, 이민구제정책,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건설, 총기 규제 완화 등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정책을 견제하고 나설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뮬러 특검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결과가 나오면 트럼프 대통령 개인에 대한 공격이 한층 더 격화될 전망이다.

10. 美, 이란 핵합의INF 파기

트럼프 대통령은 5월 8일 국제사회의 반발에도 2015년 7월 체결된 이란 핵합의 탈퇴를 공식 선언하고, 8월과 11월 대이란 제재를 전면 복원했다. 또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10월 20일 ‘러시아가 합의를 위반했다’며 러시아와의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 를 폐기하고 탈퇴할 방침임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국제사회의 핵질서를 뒤흔들었다. INF는 냉전시대 미·소 군비경쟁에 마침표를 찍은 조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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