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남 교수. ⓒ천지일보(뉴스천지)

행복한 삶을 말하는 김용남 대림대 철학과 교수

[천지일보=최유라 기자] <공자와 떠나는 행복여행(행복론1-유교의 행복론>의 저자인 대림대 철학과 김용남(50) 교수는 알면 알수록 매력적이다.

기자가 처음 그의 이름을 접했을 땐 왠지 나이 지긋한 남자 교수님일 것 같았다. 하지만 전화상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다름 아닌 활기찬 여성목소리.

그를 만난 첫인상도 참으로 젊음 가득한 청년의 모습이었다. 산의 기운을 좋아하는 그와 함께 분위기 좋은 청계산 한 카페에서 자연과 벗하며 인터뷰를 했다.

여성이 철학과 교수로서 산다는 것이 어떤지 궁금했다. 그러자 그는 대뜸 진리 앞에서는 남녀 구분하지 말라고 했다. 남성이 해야 할 것 같다는 것은 편견이라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아버지는 한학을 공부하신 분이셨고, 새벽 3시면 일어나 수행을 하신 분이었다.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자란 탓인지, 아니면 애초부터 운명을 타고났는지 김 교수는 대학생활도 그리 평범한 길을 택하지 않았다. 어렸을 때 옆집 전도사의 말을 따라 처음으로 가본 교회. 거기서 성경을 읽으며 기도도 하고 하나님과 예수님을 접했다.

하지만 언제가 해인사에 들렀던 그는 팔만대장경 앞에서 주체하지 못하는 무언의 감동에 휩쓸려 교회를 떠나 곧장 절로 향했다.

거기서 처음 만난 한 스님은 “오늘 예수보살님도 오셨습니까?”라고 묻자, 예수를 믿는 사람을 묻고 있다고 생각한 그는 조심스레 손을 들었다. 근데 스님은 “예수보살은 교회나 잘 다니세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말에 그는 ‘당신 종교가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지 한 번 두고 보자’며 오기가 생겨 절에 몸을 담그려고 했단다.

그리고 대학교 2학년이면 한참 꾸미고 싶을 나이임에도 2주 동안 <금강경>을 읽은 뒤 불교공부에 전념했는데, 불교에서 말하는 진리를 알고자 하는 이끌림에 빠지게 됐다.

그리고 아무 스님이든 붙잡고 곧장 머리까지 밀려고 했다. 하지만 어떤 스님이 이를 말리고 대학 졸업부터 하고 오라고 했다. 이렇게 열정과 오기로 똘똘 뭉친 그였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그는 기(氣) 체험도 많이 겪었다. 눈을 감고 가부좌를 틀고 명상에 잠겨 있노라면 빛이 보이거나, 연꽃을 본다든가, 꿈속에서나 걸어 다니면서나 또는 꿈인지 생신지 시공간 분간이 안가는 수행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만큼 수행을 통해 누구보다 체험을 빨리해서 보통 스님들이 수행을 통해 체험하는 그런 것을 곧잘 체험했다. 그러면서 그는 젊은 시절에 불교 공부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미 운명하신 법정스님과 밥도 먹었던 사이다. 그것도 법정스님이 친히 밥을 지어주셨다고 하니 서로 얼마나 허울 없이 가까웠던 사인지 알 수 있었다.

궁금한 게 있으면 법정스님께 “휴지에도 불성이 있나요?”라는 엉뚱한 질문부터 별별의 편지를 서슴없이 보냈고, 답장이 오기도 전에 또 다른 궁금한 점을 참지 못하고 수시로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법정스님은 그에게 혜련(慧蓮)이라는 법명도 지었을 만큼 참 많이 예뻐했다. 그러면서 그는 원효사상연구소에서 공부하면서 유교적 학문도 넓혔다.

그리고 그는 고인이 되신 청화큰스님하고도 인연이 깊다. 그에게 영헌(永憲)이라는 법명을 지어주신 청화큰스님은 한 번은 이런 질문을 했다고 한다.

“여러분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그는 이름은 이름일 뿐 그 이름이 자신이 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름은 달라져도 그 본성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청화큰스님이 대답한 답은 다름 아닌 이것이었다. “여러분의 이름은 아미타불입니다.” 김 교수는 스님의 대답을 이렇게 해석했다. “아미타불이란 뜻은 무량수 물양관 빛과 생명을 뜻하는 거예요. 성경에도 하나님은 사랑이라고 표현돼 있죠.” 참으로 오묘한 대답이었다.

기자가 다시 풀어서 설명해 달라고 하자 김 교수는 바다를 이야기했다. “바다는 파도가 몰아쳐서 생기는 수만 억 개의 물방울로 갈라지지만 그 물방울도 결국은 바다예요. 사람들이 사는 이 지구도 마찬가지예요. 모든 사람을 포함한 자연도 결국 하나로 볼 수 있죠. 그러니 서로 하나라는 걸 잊지 말고 사랑해야 하는 거예요.”

그러면서 그는 덧붙여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이미 하늘 안에 살고 있어요. 우주라는 공간에 지구가 존재하는 것처럼 말이에요.”

그러면서 그는 사랑을 참으로 많이 강조했다. 특히 이번에 낸 책과 관련해서 유교에서 말하는 인(仁)에 대해 설명했다.

여기서 행인(杏仁)에 대해 설명했는데, 이는 살구나무 ‘행’자와 어질 ‘인’자로 살구 씨를 말한다. 그런데 어질 ‘인’자가 왜 씨라고 표현돼 있을까. 김 교수는 “‘인’자의 한자 뜻을 다시 풀면 어진 것 외에 ‘자애’ ‘만물을 낳는다’는 뜻이 있어요. 만물을 낳는 것은 씨가 있기 때문이며 생명을 가진 것을 말하는 거죠.”

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바로 사랑을 가진 것이고, 사랑은 곧 생명을 뜻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그런데 그 사랑은 바로 하늘이 알려줘야 아는 것이라며 하늘이 곧 사랑 그 자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다를 말했던 것처럼 같은 이치로 우리는 알고 보니 모두 하나의 존재였지만 그것을 모르기 때문에 하늘과 교통하는 사람, 곧 현인(賢人)을 만나야 그 사랑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현인을 만나지 못한 사람은 사랑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서로 남남으로만 생각하고 다투게 되는 원인이라고 전했다.

공자가 <논어>에서 남긴 유명한 어록 중 ‘아침에 도(道)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고 한 말이 있다. 이는 진리를 깨쳤다면 오늘 죽어도 괜찮다는 말로 해석하고 있을 만큼 목숨보다 앞서는 것이 ‘진리’임을 말한다.

그리고 유교에서 말하는 오복(五福, 수(壽) 부(富) 강녕(康寧) 유호덕(攸好德) 고종명(考終命)) 중에는 ‘수’는 오래 살아야 복이 있는 삶이라고 했듯이 이는 진리와 생명이 서로 상관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의 책에는 이런 말이 있다.

“‘천지의 가장 큰 덕은 생(生)’이라는 말은 하늘이 하는 일 가운데 가장 위대한 일인 ‘생명을 낳는 일’, 혹은 ‘살리는 일’이란 뜻” 또 “생명의 실상인 하늘을 달리 말하면 역(易, 변화)이라 할 수 있는데 그 생명을 낳는 것이 큰 덕(德)이라 하였다” 또 “그 덕이 도(道, 진리)다.”

사랑을 회복한 사람, 즉 생명을 회복한 사람은 우주의 에너지를 회복한 사람이므로 근심하지 않게 된다며 결국 행복의 시작은 생명을 가진 자, 진리 즉 덕을 소유한 자가 비로소 가장 복 있는 자가 됨을 그는 말하고 있다.

특히 진리를 알 수 있는 종교라면 불교·유교·기독교 등 어떤 종교든 상관없다고 말한다. 그는 진리는 생명력이 있기에 어디를 가든 통해야 한다면서 다음에 낼 ‘행복론2-도가의 행복론’은 고교생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쓰고 싶다고 말했다.

<약력>
前 국군간호사관학교
    성균과대 문학석사학위
    성균관대 철학박사학위
    동국대 불교학과 및 불교대학원 강사 
현 대림대 교수
    성균관대 강사
    인터넷 동영상 특강(공자의 행복이야기)

<저서>
<성리학, 유불도의 만남> <이고>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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