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봉황 정문 본관. (출처: 연합뉴스)
청와대 봉황 정문 본관. (출처: 연합뉴스)

“우병우 시절 쫓겨났다 호소해 채용”
“이첩목록 자필서명, 승진용이라 해줘”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23일 이인걸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관실 특별감찰반장이 전 특감반원인 김태우 수사관에 대해 “사실이 아닌 주장을 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반장은 김 수사관의 ‘폭로’ 이후 청와대에 사의를 밝혔고 지난 20일 사표가 수리됐다. 그는 “김 수사관이 첩보 중단 지시를 어기고 정보를 수집해 거듭 경고를 줬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반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김 수사관이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특감반 출신이지만, 당시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의해 쫓겨난 것이 억울하다며 호소해 채용했다고 밝혔다.

채용 당시 서울중앙지검 범죄정보과에 근무했던 김 수사관의 활동 실적도 나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 수사관은 특감반원으로 채용된 이후 여러 차례 문제의 소지가 있는 첩보를 보고했다. 

지난해 7월 14일 특감반원으로 정식근무를 시작한 이후 ▲코리아나호텔 사장 배우자 사건 ▲한국자산관리공사 비상임 이사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대선자금 모금 건 ▲최경환 전 기획재정부 장관 동향 등을 보고했다.

이에 대해 이 전 반장은 “김 수사관에게 ‘이런 보고서는 내지말라. 현 정부에서는 이런 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이 전 반장은 왜 김 수사관을 진작 검찰로 돌려보내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에 “초반에 범위를 넘는 감찰로 경고를 받은 이후로는 활동 범위 안에서 지시를 지키며 열심히 활동했고,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5급 채용 지원 전후로는 승진에 신경을 쓴 탓인지 활동이 적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날 자유한국당이 공개한 ‘특별감찰반 첩보 이첩 목록’에 본인 서명에 대해선 “김 수사관이 검찰 승진에 필요하다면서 목록 내용을 상당 부분 가리고, 특별승진을 위한 검찰 제출용으로만 쓰겠다고 사정했다”면서 “익명 처리할 테니 제발 사인해달라 해서 서명해준 것인데 저를 공격하는 데 쓰는 걸 보고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 특감반이 공공기관장도 아닌 민간인인 박용호 창조경제혁신센터장을 사찰해 해당 정보를 대검찰청 등 외부 기관으로 이첩까지 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이첩 목록 맨 아래에 이인걸 특감반장의 자필 서명이 있다”고 밝혔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