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민환 기자] 22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의 주민이 검게 그을린 성매매 집결지 건물을 바라보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22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22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의 주민이 검게 그을린 성매매 집결지 건물을 바라보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22

집창촌 대다수 노후건물에 형성… 성매매 집결지 대책 시급

“불이 난 건물 등 주변 건물 스프링클러 등 소방설비 부재”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전날(22일) 발생한 서울 강동구 천호동 성매매업소 건물 화재는 노후한 건물과 스프링클러 등 소방설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피해가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문제는 낙후된 건물을 중심으로 성매매 여성들이 모여 사는 성매매 집결지가 여전히 남아 있어 화재 등 사고가 발생하면 또 다시 대형 인명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지난 22일 오전 11시 4분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강동구 천호2구역에 있는 2층짜리 건물에서 발생했다.

불은 1층에서 시작해 16분 뒤인 11시 20분에 진화됐다. 화재 후 2층에서 잠을 자고 있던 여성 6명이 구조돼 이중 5명이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다. 업소 주인 박모씨(50)는 구조 도중 숨졌다.

중상을 입고 치료를 받던 최모(46)씨는 당일 오후 6시 33분쯤 끝내 숨을 거뒀다. 나머지 2명도 현재 생명이 위독한 상황이다. 1명은 경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당시 생존자 A씨(27, 여)는 “잠을 자던 중 ‘불이야’라는 소리를 듣고 소방관의 도움을 받아 창문을 통해 탈출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불이야” 소리를 지른 이가 사망한 업주로 추정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건물은 1968년 지어진 노후 건물로 스프링클러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건물은 천호2구역 재건축 지역에 있는 건물로 오는 25일부터 철거가 예정됐다.

특히 스프링클러 등 소방설비 부재가 화재 확산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화재가 16분이라는 단시간에 진화됐지만 6명이 사상하는 큰 피해를 낸 것은 안전설비 부재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불이 난 천호동 집창촌 인근 상인도 “불이난 건물을 비롯해 주변 건물 대부분 스프링클러가 없다”며 “화재 취약구역이었지만 설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참사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과 소방당국도 화재 원인을 분석 중이지만 현재까지는 1층에서 불이 시작됐다는 점만 확인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노후 건물이 모인 성매매 집결지가 지방은 물론 서울에도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으로 영업 중인 성매매 집결지는 전국에 총 22곳이었다. 특히 지난 2002년 1월 29일에는 전북 군산 개복동 성매매 집결지에서 화재가 발생, 15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편 서울강동 경찰서는 24일 오전 11시부터 소방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력 등 관계기관과 함께 화재 현장 2차 합동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를 위해 형사·지능·여성청소년수사팀·피해자보호팀이 포함된 총 40명 규모의 전담팀을 편성한다. 건축법 위반 등 관련법 위반도 철저히 수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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